멋진 신세계-100년 전, 과학발전이 부른 디스토피아를 쓴 명작은 인간배양 시설로 서두를 연다.
“고작 34층짜리 땅딸막한 잿빛 건물. 정문 입구 상단에 ‘런던중앙배양조절센터’란 글씨, 방패 모양에는 세계국 표어 ‘공공성, 동일성, 안정성’. 1층 거대한 공간이 북쪽을 바라본다. 창문 바깥은 무더운 여름이고, 실내는 푹푹 찌는 건 마찬가진데 분위기는 하나같이 을씨년스럽고, 창문마다 가느다란 빗줄기가 매섭게 노려보며 차림새 헐렁한 허수아비를, 살빛이 파리한 전문가를 열심히 찾지만, 보이는 건 유리와 니켈, 번뜩이는 건 음산한 실험도구가 전부다. 음습한 느낌이 사방에 가득하다. 작업자가 걸친 작업복은 하얗고 두 손엔 시체처럼 창백한 고무장갑을 꼈다. 조명은 얼어붙다 죽어, 유령으로 변했다. 누런 현미경 원통이 그나마 조명을 받고, 생명이 깃든 물체는 반질반질한 시험관에 버터처럼 담겨서 황홀하게 쭉쭉 이어지며 작업대를 지난다.”(올더스 헉슬리 저, 김옥수 역, 비꽃, 2017)

1.다소 충격적인 도입부다.사람이 사람을 만들어내는 인간 배양센터를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잘 쓴 르포르타주처럼 현장 곳곳을 카메라를 들이대듯이 설명하고 있다. 첫 문단에 등장인물이 아예 나오지 않는 독특한 구조로 현상 묘사만 이어진다. 유토피아 아닌 반(反)이상 세계를 설명하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문장 곳곳에 쓴 쉼표도 독자가 호흡을 가다듬으며 이야기를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음산하고 불온한 배경 설명 역시, 소설 전개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과학기술발전이 가져올 디스토피아를 미리 보는 듯한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가 비수처럼 꽂히는 첫 문단이다. 1930년대 초에 쓴 대단한 예언 소설이다.

2.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1932)’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퇴폐,파괴적인 미래를 그린 수작(秀作)이다. 세계 공상과학소설(SF) 소설의 바이블로 평가받는다.
현대 문명 발전에 대한 강렬한 비판과 우려가 깃들어 있는 고전으로 기술 발전과 진보주의의 위험을 충격적인 묘사로 경고하는 작품이다. 제목은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1564~1616)의 희곡 ‘템페스트(The Tempest, 1610~1611)’의 제5막 1장에 나오는 구절(How beauteous mankind is! O brave new world)에서 따왔다. 중세시대에는 브레이브가 ‘아름다운’, ‘멋진’ 이라는 뜻으로 쓰였다고 한다.
소설은 1931년 5~8월 사이 완성, 1932년 런던의 출판사 샤토앤윈더스(Chatto & Windus)에서 초판을 냈다. 이후 1946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1946년 판에는 거의 20페이지에 이르는 작가의 머리말이 있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1984(1949년 런던 발행)’, 러시아 소설가 예브게니 자먀찐(Yevgeny Zamyatin, 1884~1937)의 ‘우리들(영어는 미국에서 1924년, 러시아어는 1952년 발행)’ 과 함께 디스토피아 소설의 3대 고전으로 불린다.
1999년 미국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최고의 100 편의 영어 소설 목록’ 5위,2003년 옵서버 지 선정 ‘가장 위대한 소설 100선’ 53위 , BBC 조사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선’ 87위 등을 차지했다.

3.이 소설은 제목을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따왔듯이 셰익스피어 저서들을 많이 읽어야 쉽게 이해할수 있다. 소설 상 시간은 A.F(After Ford) 632년(서기 2540년), 배경은 영국 런던이다. A.F는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Dearborn)에서 헨리 포드(Henry Ford, 1863~1947)가 만든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해 포드자동차(포드 모델 T)를 첫 출시한 1908년이다.
올더스가 1908년을 정한 것은 과학 발전 역사를 살펴보면서 600년 후 미래에는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멋진 신세계’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서 만든 연도다.
소설은 과학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가상의 미래 26세기가 배경이지만 현대 사회는 이미 기술발전으로 디스토피아에 성큼 성큼 다가가고 있다. 소설이 나온지 100년도 안돼 시험관 아기, 로봇, 인공지능이 실생활에 활용되고 있는 것에서도 알수 있다. 그래서 소설은 어느 순간 ‘잘 들어맞는 예언서’라는 느낌도 든다.

4.문명 발전이 인간을 역습하는 미래를 가장 설득력 있게 쓴 작품이다. 이런 글이 나오게 된 밑바탕은 작가가 당시 최첨단 시설을 갖춘 런던 근교의 ‘브루너 & 몬드’ 화학 공장에 사무직으로 취직하면서 시작됐다. 화학 공장의 음울한 모습과 시스템이 소설의 실마리를 얻게 해 준 것이다.
특히 영향을 받은 소설도 있다. 과학소설의 아버지로 당시 공상과학소설의 최고봉이었던 H. G. 웰스(Herbert George Wells, 1866~1946)의 ‘현대 유토피아(1905)’, ‘신과 같은 사람(1923)’이었다. 작가는 이들 두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5.등장 인물 대부분은 사회 부적응자 혹은 이방인이다. 문명 세계의 주인공인 버나드 마르크스, 버나드 마르크스와는 친구 사이인 헬름홀츠 왓슨, 버나드의 유혹에도 존과 사랑에 빠지는 기술자 레니나 크라운, 버나드가 레니나를 데리고 야만인 보호 구역으로 여행을 갔을 때 처음 등장하는 후반부 주인공인 야만인 존 등이 나온다.
또 존의 어머니이자 베타 계급인 린다, 인공 부화 소장으로 버나드 마르크스의 상관 토마스(토마킨), 버나드의 직장에서 라이벌 인물 헨리 포스터, 레니나 크라운의 친구 패니 크라운, 서유럽 주재 세계 총통(World Controller) 모스타파 몬드, 린다의 애인 포페, 인디언 노인 미치마 등도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6.줄거리는 과학 문명의 과도한 발전이 가져온 미래사회다. 미래의 인간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다. 물론 대량생산이다. 출생부터 지배자 계급과 피지배자로 운명이 결정되고, 감정도 개성도 없이 살아가는 사회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유리병 속에서 보육(保育)된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알파와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까지 다섯 계급으로 나뉜다. 필요에 따라 계급별로 맞춤 생산도 가능하다.
아이들은 지능의 우열만으로 장래의 직업과 지위가 결정되고, 과학 장치에 의해 개인은 할당된 역할을 자동 수행한다. 고민이나 불안은 정제된 신경안정제로 해소하고 노동시간 이외엔 자극적이고 단순한 오락을 한다. 환각과 쾌락을 안기는 '소마'가 상비약이다.
이런 유토피아에 옛 문명을 보존하고 있는 나라에서 야만인(?) 존이 온다. 존은 놀라운 과학문명에 탄복하지만, 점차 순응과 거짓된 행복에 안주하는 이들에게서 환멸을 느낀다. 문명국에서 살 수없는 것이다. 결국 문명에 절망하고 좌절한 채 다시 원시 사회로 떠난다.

7.소설 속 등장인물은 대부분 유명 인물의 이름을 조합한 것이다. 이들 유명인은 다양한 사고와 고민을 상징한다. 버나드 마르크스는 유명 철학자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와 칼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1883)를 합친 이름이다.
폴리 트로츠키는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1879~1940)’, 베니토 후버는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1883~1945)’와 미국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1874~1964)’를 합친 것이다.
레니나 크라운은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1870~1924)’과 ‘존 크라운’을 합친 이름이다. 무스타파 몬드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 1881~1938)’와 영국의 기업가이자 정치가 ‘알프레드 몬드(Alfred Moritz Mond, 1868~1930)’, 헬름홀츠 왓슨은 ‘헤르만 폰 헬름홀츠(Hermann Ludwig Ferdinand von Helmholtz, 1827~1894)’와 미국 행동주의 심리학자 ‘존 왓슨(John Broadus Watson, 1878~1958)’이다.
헨리 포스터는 미국 포드자동차 창설자 ‘헨리 포드(Henry Ford, 1863~1947)’이다. 모르가나 로스차일드는 19세기 최고 부자 가문인 ‘로스차일드 가문(Daniel Davis Rothschild family)’, 조안나 디젤은 프랑스 발명가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1858~1913)’, 피피 브래드래프는 ‘찰스 브래드래프’, 사로지니 엥겔스는 인도의 시인이자 정치인 ‘사로지니 나이두(Sarojini Naidu,1879~1949)’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1895)’를 상징한다.
8.이 소설은 미국의 저술가, 매체 이론가, 문화 평론가인 닐 포스트먼(Neil Postman, 1931~2003)의 해석이 묘미를 준다. 닐은 조지 오웰과 올더스 헉슬리의 디스토피아를 명확히 구분, 설명하고 있다.
오웰의 디스토피아는 공포와 기만이 지배하는 세계이고, 올더스 헉슬리의 디스토피아는 욕망과 말초적인 자극이 지배하는 곳이다. 또 오웰이 책을 금지할 자들을 두려워했다면, 올더스 헉슬리는 아무도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책을 금지할 필요가 없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고 설명했다.
조지 오웰은 올더스 헉슬리가 교사로 몸담았던 영국 유명학교 이튼스쿨의 제자이기도 하다. 오웰은 한 잡지 인터뷰에서 “스승이 풍부하게 구사하는 어휘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9.소설은 드라마나 영화로 많이 제작됐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상징과 은유가 많은데다 아직은 문명 발전에 따른 미래 가상 현실이 시청자나 관객에게 안 와닿기 때문이었다.
미국 방송 CBS에서 1956년 라디오 드라마 ‘멋진 신세계’로 제작됐다. 내레이션은 원작자인 올더스 헉슬리가 맡았다.
1980년에 미국 NBC가 TV 영화로 만들었지만 평가는 좋지 않았다. 또 1998년에는 원작 이후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는데 그다지 히트하지 못했다. 20020년에 NBC유니버설이 만들어서 스트리밍 서비스인 피콕에서 독점 방영했지만 호응이 적어 ‘시즌1’ 방영으로 끝났다.
9.한국의 시인 김수영(金洙暎, 1921~1968)은 1960년 9월 20일 일기에서 “불평은 있지만 검열 때문에 불평을 말할 수 없는 ‘1984’보다 불평 자체를 느끼지도 못하는 ‘멋진 신세계’가 더 끔찍한 세계”라고 말했다.
한국 번역서는 소담출판사, 문예출판사, 푸른숲 주니어, 비꽃 등에서 나왔다. 2019년 10월 tvN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소개됐다.

#.올더스 레너드 헉슬리(Aldous Leonard Huxley, 1894~1963)=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 20세기 관념소설의 큰 줄기를 이룬 대표적 작가.
1.영국 잉글랜드 서리 남서부 고달밍( Godalming)에서 콘힐 매거진을 편집한 작가이자 교장인 레오나드 헉슬리(Leonard Huxley,1869~1933)와 소녀를 위한 학교 프라이어스 필드 스쿨( Prior's Field School)을 설립한 줄리아 아놀드(Julia Arnold, 1892~1908)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생물학의 혁명을 불러온 진화론자 찰스 로버트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을 지지해 다윈 대신 창조론자들과 전투적인 논쟁에 나서서 ‘다윈의 개, 다윈의 불독’이라고 비판받았던 토머스 헉슬리(1825~1895)가 할아버지다.
집 근처 힐사이드 학교(Hillside School)에 등록해 배운 후 이튼 칼리지를 졸업했다. 의학도가 되려 하였으나 실명 위기로 포기했다. 14살 때인 1908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받은 충격으로 안질을 앓았는데 1911년 각막염 수술을 받았음에도 낫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망막염 등으로 3년간 맹인으로 지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옥스퍼드대학 발리올 칼리지(Balliol College)에서 영문학을 배웠다.

2.1916년 시 불타는 수레바퀴로 데뷔한 이래로 시집을 여러 권 내기도 했다. 17세 때는 첫 소설을 썼지만 출판은 하지 않았다.
옥스포드 졸업후 모교인 이튼 칼리지에서 프랑스어 교사를 맡기도 했다. 당시 헉슬리의 프랑스어 강의를 들었던 학생 중에는 조지 오웰도 있었다. 오웰은 나중에 스승을 훌륭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고질적인 안질로 1차세계대전 입대에 실패한 올더스는 영국 귀족이자 예술후원자인 오토레인 모렐(Lady Ottoline Morrell,1873~1938) 여사의 집인 옥스포드 근처의 가싱턴 매너(Garsington Manor)에서 농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많은 유명인을 만났다.
이때 만난 이들이 영국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Bertrand Russell,1872~1970), 수학자이자 철학자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1861~1947), 미술 평론가 클라이브 벨(Clive Bell,1881~1964) 등 블름스버리 그룹(Bloomsbury Group) 멤버들이다.
블룸스버리 그룹은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 경제학자이자 철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 소설가 E. M. 포스터(E. M. Forster, 1879~1970),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이자 디자이너 바네사 벨(Vanessa Bell,1879~1961), 비평가 리튼 스트래치(Lytton Strachey, 1880~1932) 등 20세기 전반기의 영국 작가, 지식인, 철학자 및 예술가 그룹이다.
4.첫 출판 소설은 사회비판과 풍자소설 ‘크롬 옐로(Crome Yellow,1921)’였다. 이 소설은 문단에서 좋은 평을 받았고, 미국출신 유명 시인 T.S.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1888~1965)이 소설가가 되라고 권한 계기로 작용했다.
이후 앤틱 헤이(Antic Hay,1923), 바렌 리브(The Barren Leaves,1925), 포인트 카운트 포인트(Point Counter Point,1928) 등을 잇따라 출판, 호평을 받았다. 1920년대에는 배니티 페어(Vanity Fair )와 브리티시 보그(British Vogue) 잡지에 많은 글을 기고했다.

5.올더스의 뮤즈는 벨기에 난민 출신 마리아 니즈(Maria Nys, 1899~1955)였다. 1919년 블룸스버리 그룹과 만났을 때 친숙해지면서 결혼까지 했다. 둘은 아들 매튜 헉슬리(Matthew Huxley, 1920~2005)를 뒀다. 매튜는 나중에 미국 환자 치료, 예방의학 등의 역학자로 유명해졌다.
마리아 니즈는 1955년 암으로 숨졌다. 올더스는 1956년 이탈리아 출신 로라 아체라(Laura Archera,1911~2007)와 재혼했다. 로라는 훗날 자신의 자서전 ‘이 시대를 초월한 순간(This Timeless Moment)’에 올더스의 시력 회복 이야기를 썼고, 헉슬리 재단도 만들었다.

6.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 중 하나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최고의 명문가 출신이었다. 할아버지 토마스 헉슬리(1825~1895)는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로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적극 지지한 진화론자로도 유명하다.
형인 줄리언 헉슬리(Julian Huxley,1887~1975)는 생물학자로 유네스코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이복 동생 앤드루 헉슬리(Andrew Huxley,1917~2012)는 전기생리학자로 오징어의 신경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를 밝혀내 196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또 다른 동생 데이비드 브루스 헉슬리(David Bruce Huxley, 1915~1992)는 다른 형제들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딸 안젤라(Angela)가 찰스 다윈의 증손자 조지 펨버 다윈( George Pember Darwin)과 결혼하면서 다윈 가문과 사돈이 되었다.
시인이자 문예비평가인 매튜 아놀드(1822~1888)는 외조부의 형, 종교와 사회문제를 대담한 소설로 묘사한 메리 오거스타 워드(Mary Augusta Ward, 1851~1920, 소설가 햄프리 워드 부인으로 더 유명)는 이모다.
또 영국의 언론인이자 보수당 정치인 아놀드 샌드위드 워드 (Arnold Sandwith Ward, 1876~1950, 햄프리 워드 아들)와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자넷 펜로즈 워드(Janet Penrose Ward, 1879~1956)는 이종 사촌이다. 또 영국 방송의 선구자인 피터 펜들턴 에커슬리(Peter Pendleton Eckersley, 1892~1963)도 사촌이다.

7.채털리 부인의 연인 저자인 D. H. 로런스(David Herbert Lawrence, 1885~1930)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올더스 부부는 로렌스가 소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탈고할 때 타자기로 정서해 줬다. 당시 전문 타이피스트들이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나오는 파격적인 성 묘사와 불륜 내용 때문에 타이피스트들이 기피했기 때문이었다.
올더스 헉슬 리가 쓴 ‘지각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은 나중에 마블 코믹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마블 엔터테인먼트 명예 회장 스탠 리(Stan Lee, 본명은 스탠리 마틴 리버, Stanley Martin Lieber,1922~2018)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스탠 리가 책을 읽고 ‘닥터 스트레인지(Doctor Strange,1963, 마블 코믹스 출판사)’라는 캐릭터를 구상했기 때문이다.
8.고질적인 안질을 앓던 올더스는 193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후가 안질을 고치는 데 좋다는 말을 듣고, 가족과 함게 캘리포니아 할리우드로 이주한다. 시민권까지 신청하지만 ‘무기까지 들고 미국을 방어하진 않겠다’고 대답, 번번히 무산됐다고 한다. 그래도 미국에서 계속 거주했다.
올더스는 노벨 상 운이 없었다. 1938년에서 1964년까지 노벨 문학상에 9번이나 후보로 올랐지만 결국 수상하지 못했다.

9.말년에 실명에 가까울 정도로 눈병에 시달렸고, 후두암까지 걸려 고생했다. 후두암으로 말을 잘 못해 필담(筆談)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1963년 11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영면했다. 향년 69세.
마지막 유언은 고통에 시달린 나머지 "향정신성의약품인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 100마이크로그램, 근육 내 주사" 라는 메모였다. 두 번의 주사를 맞은 뒤 평화롭게 사망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도 같은 날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 암살 사건(Assassination of John F. Kennedy)이 일어나는 바람에 사망 소식은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이날은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집필한 C. 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 1898~1963)도 사망했다.
미국에서 사망한 올더스 헉슬리의 추도식은 1963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이후 유가족은 1971년 10월27일 미국에 있던 올더스의 유골을 영국 서리 주 길포드 콤프턴에 있는 와츠 묘원의 가족 묘지에 매장했다. 오랜 친구인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는 마지막 오케스트라 ‘Variations: Aldous Huxley in memoriam’를 올더스 헉슬리에게 헌정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1965년 4월17일 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초연했다.
10.주요작품으로는 어릿광대의 춤((Antic Hay, 1923), 하찮은 이야기(Those Barren Leaves, 1925), 연애대위법(戀愛對位法,Point Counter Point, 1928), 가자에서 눈이 멀어(Eyeless in Gaza,1936), 목적과 수단(Ends and Means), 원숭이와 본질(Ape and Essence, 1949) 등이 있다.
또 루당의 악마(The Devils of Loudun), 천재와 여신(The Genius and the Goddess), 아일랜드(Island,1962) 등이 있다.(콘텐츠 프로듀서)

11.영국문학왕립학회(Royal Society of Literature)는 1962년 헉슬리를 ‘문학동반자( Companion of Literature)’로 선출했다. 영국 우정청은 2021년 영국 공상 과학 소설을 기념하는 작가 6명중 1명으로 올더스 헉슬리를 선정했다. 우표에는 멋진 신세계가 묘사됐다.
두 번째 부인 로라 아체라 (Laura Archera Huxley, 1911~2007)는 2007년 사망한 헉슬리 유가족 구성원과 토마스 헨리 헉슬리 X 클럽과 협력, 헉슬리가족재단을 설립했다.(콘텐츠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