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빅토르 위고
- 제프리 초서
- 클리셰 뜻
- 랍비 뜻
- 에밀 졸라
- 논술
- 서긍
- 우신예찬
- 귄터 그라스
- 플로베르
- 연암 박지원
- 선화봉사고려도경
- 캔터베리 이야기
- 존 드라이든
- 투르게네프
- 명작의 첫 문단
- 헨리제임스
- 프란츠 카프카
- 윌리엄 포크너
- 노벨문학상
- 팡테옹
- 송강 정철
- 월터 스콧
- 명작의첫문단
- 명작의 첫문장
- 명작의 첫문단
- 명작의 첫 문장
- 우암 송시열
- 찰스 디킨스
- 베르길리우스
- Today
- Total
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군중과 권력-군중심리와 폭력, 학살의 역사를 분석한 책의 첫 문단은 쉬운 단어와 은유로 시작한다 본문
“모르는 것에 대한 접촉보다 인간이 더 두려워하는 것은 없다.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를 붙잡으려 하면 그것을 확인하고자 하고 식별하고자 하며, 아니면 적어도 사태의 가닥이라도 대충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낯선 것과의 접촉을 피한다. 밤에 또는 어둠 속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접촉에 대한 두려움은 심리적인 공황상태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 옷을 입은 정도로는 결코 충분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 옷은 너무 쉽게 찢어질 수 있어서 , 무언가가 옷을 뚫고 들어와 매끄럽고 무방비 상태인 맨살에 와 닿는 것이 너무 쉽기 때문이다.”(강두식 박병덕 옮김, 바다출판사, 2002)
1.첫 문단이 길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학술적이지 않고, 쉽게 읽히도록 썼다. 첫 줄에 누구나 알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평범하게 써서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번역의 한계인지는 몰라도 중간중간 문장이 너무 긴 것이 흠이다.
다만 학술서처럼 어렵게 쓰지 않아서,어떤 물건의 사용설명서를 읽는 느낌이다. 누구나 겪는 일상을 쉬운 단어와 가벼운 은유로 쓴 첫 문단이어서 논술 등에서 활용해 볼만 하다.
2.엘리아스 카네티의 ‘군중과 권력(Masse und Macht, 1960)’은 문학 활동을 했던 저자가 사실상 절필을 20년 넘게 연구해 내놓은 책이다.
출판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책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군중과 권력의 본질’에 관한 역저(力著)라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에 독일어로 출판됐으며, 2년 후 영문판(Crowds and Power, Carol Stewart 번역,1962)’이 나왔다.
3.제목만 보면 학술서처럼 보이지만 사회 현상에 대한 평설(評說)이어서 편안하게 읽을수 있다.
군중의 본질과 행위, 권력과 권력자 이야기를 예시를 통해 분석, 읽기에 그렇게 불편(?)하지 않다.
원시 문화(신화와 전설 등), 종교의 원전, 역사에 등장한 수많은 권력자를 탐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군중과 권력의 민낯을 하나하나 분석한 것이 압권이다.
4.군중과 권력은 인간의 본질, 군중심리가 가져오는 결과, 군중이 만드는 권력에 대한 해부서이자 정신분석서다.
카네티의 끊임없는 성찰과 통찰력, 장기간의 연구가 빚어낸 결과물이다.
이 책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은 평가를 받아 각국에서 사회학의 고전(古典) 자리매김했다. 카네티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책이기도 하다.
5.세계 석학(碩學)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역사학자 아놀드 조지프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1889~1975)는 “군중의 본질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 인간사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의 토대를 마련한 책”이라고 말했다.
영국 여류소설가 아이리스 머독(Dame Iris Murdoch,1919~1999, 결혼 후는 Mrs. J. O. Bayley)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재조명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해 주는 책”이라고 격찬했다.
#.엘리아스 카네티(Elias Canetti,1905~1994)=불가리아 태생 영국 소설가(독일어로 글을 쓰는 영국 국적 인물). 논픽션 작가. 철학자. 노벨문학상 수상자(1981). 독일어, 라디노어(이베리아 계통 유대인 언어), 영어, 프랑스어, 불가리아어 등 5개국어에 능통했다.
1.불가리아 공국의 북부 다뉴브강 도시 루세(Ruse)에서 스페인계 유태인 상인 자크 카네티(Jacques Canetti)와 마틸데네 아르디티(Mathilde née Arditti)의 아들로 태어났다. 세파르딤(세파르드, 이베리아 반도 정착 유대인 지칭) 후손이다.
1916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취리히로 갔다가 5년 뒤 프랑크푸르트로 이주했다. 이 곳에서 김나지움(고교과정 Wöhlerschule)을 다녔고, 독일 수능인 아비투어(Abitur, 고교 졸업 자격시험)를 통과했다.
아비투어 명칭은 Zeugnis der allgemeinen Hochschulreife(고등교육 전체적 원숙도 자격)이다. 오스트리아 빈(Vienna) 대학 화학박사다.
2.첫 소설 ‘현혹(1935)’을 출판, 유럽에서 명성을 얻었다. 1938년 안슐루스(Anschluss, 나치독일의 오스트리아 병합)로 1939년 영국에 이주, 정착했다. 1952년 영국 시민권을 받았지만 말년 대부분을 스위스 취리히에서 보낸다.
3. 카네티는 영국으로 이주한 후에는 군중 심리학, 대중과 권력 문제에 몰두했다. 이 결과물이 1960년 나온 명저(名著) ‘군중과 권력’이다.
카네티는 1980년 초 최고의 삶을 보냈다. 1981년 노벨문학상과 프란츠 카프카 상을 받았고, 1983년에는 독일 연방공화국 공로훈장 대공십자장(Grand Merit Cross of the Order of Merit of the Federal Republic of Germany)을 받았다.
4.카네티 삶에서는 부인 2명을 제외하고, 3명의 여성이 매우 가까운 관계로 등장한다.
첫 부인은 1934년 빈에서 만난 뮤즈(muse)이자 문학 조수(Literary Assistant)이며, 소설가인 베자(베네치아) 토브너-칼데론(Veza(Venetiana) Taubner-Calderon,1897~1963, 약칭 베자 카네티)이다. 빈 시절에 안나 말러(Anna Mahler)와 짧은 바람도 드러났다.
오스트리아 화가 마리 루이즈 폰 모테시츠키(Marie-Louise von Motesiczky, 1906~1996)와 가깝게 지내며 ‘금언 모음집’을 헌정하기도 했다. 모테시츠키는 카네티 초상화도 그렸는데 런던의 국립 초상화 갤러리에 보존돼 있다고 한다.
또 영국의 여류 소설가 아이리스 머독(Dame Iris Murdoch,1919~1999)과도 관계가 가까웠다. 머독이 카네티를 소재로 쓴 책이 있을 정도다.
1963년 부인 베자 카네티가 생을 마감한 이후 헤라 부쇼르(Hera Buschor,1933~1988)과 재혼했다. 둘 사이에 딸 조안나(Johanna)가 1972년에 태어났다.
5.1994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망, 인근 묘지에 묻혔다. 남극 대륙(the Antarctic Continent)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의 리빙스턴 섬에는 그의 이름을 딴 ‘카네티 봉우리(Canetti Peak, 불가리아 남극지명위원회가 명명)’가 있다.
6.대표작으로 ‘결혼식(1932)’, ‘허영의 희극(1950)’, ‘죽음을 앞둔 사람들(1964)’, ‘군중과 권력’(1960) 등이 있다.
카네티의 명언 “나는 이상을 추구하지 않았다. 불과 사실에 대해서만 적었을 뿐이다.”에 그의 삶이 담겨 있다.(콘텐츠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