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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제1장 낯선 남자의 도착 "그 낯선 사내는 2월 어느 겨울날 아침 일찍, 살을 에는 바람과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뚫고 도착했다. 그것은 그해의 마지막 눈이었다. 사내는 두꺼운 장갑을 낀 손에 작은 검정색 여행가방을 들고 브램블허스트 역에서 걸어서 언덕을 넘어 왔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꽁꽁 싸맸고, 부드러운 펠트모자의 챙은 반짝이는 코끝만 빼고는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어깨와 가슴팍에는 눈이 쌓였고, 들고 있는 가방에도 하얀 눈이 얼룩져 있었다. 그는 살아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죽은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마차와 말' 여인숙으로 들어가서 여행 가방을 내던졌다. 그러고는 '불!'하고 외쳤다. '제발 난롯불을 쬐게 해주시요! 방과 난롯불!' 그는 술청에서 발을 굴러 옷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숙..
1부 스완네 집 쪽으로(Du côté de chez Swann) 1. 콩브레 1 "오랜시간,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왔다. 때로 촛불이 꺼지자마자 눈이 너무 빨리 감겨 '잠이 드는구가' 하고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 그러다 삼십여 분이 지나면 잠을 청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에 잠이 깨곤 했다. 그러면 나는 여전히 손에 들고 있다고 생각한 책을 내려 놓으려 하고 촛불을 끄려고 했다. 나는 잠을 자면서도 내가 방금 읽은 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약간 특이한 형태로 나타났다. 마치 나 자신이 책에 나오는 성당, 사중주곡, 또는 프랑수아1세와 카를 5세와 경쟁관계라도 되는 것 같았다. 이 믿음은 잠에서 깨어난 후에도 몇초 지속되어 내 이성에 거슬리지는 않았지만 내 눈을 비늘처럼 무겁게 짓눌러 ..
제1권 이 이야기 첫머리에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주인공의 출생에 관한 모든 것 1.작품 소개 또는 식사 메뉴 "작가를 몇몇 손님을 불러다놓고 공짜로 음식을 대접하는 신사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작가란 요컨대 돈만 지불하면 누구든 환영하는 음식점 경영자이다. 잘 알다시피 앞의 경우는 무얼 대접하든 주인 마음이고, 그 음식이 아무리 맛이 없고 손님 입맛에 안맞고 거슬린다해도 손님들은 불평 한마디 하지 못한다. 오히려 앞에 차려진 음식이 맛있다고 예의상 드러내놓고 칭찬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음식점 주인 경우에는 이와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돈을 내고 먹는 손님들은 제 입맛이 아무리 까다롭고 변덕스럽더라고 그 입맛이 만족하기를 고집한다. 따라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사정없이 음식 ..
편지1 해링턴에서 워디로 "당신은 지금 나를 축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당신에게 알려준 매력적인 사람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아아! 내 친구 워디의 사려 깊음과 신중함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나는 그것들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것을 인정할 만큼 우아하지 못합니다. 그는 프로젝트를 결정하기 전에 결과를 고려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나를 모순의 이상한 혼합물이라고 부르는데, 어느정도 진실입니다. 도덕주의자와 애정주의자, 감정과 감수성이 내 체질에 섞여 있어서 본성과 우아함이 끊임없이 싸우고(주먹다짐) 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내 매력적인 사람의 집을 발견하겠다는 결심을 고수했고, 마침내 접근을 얻었습니다. 당신은 내 장미 꽃봉오리를 볼 수 있지만, 당신이 그것을 당신의 가슴에 넣으려..
제1부 부임(赴任) 6조 1.임명을 받음(除拜) 다른 벼슬을 구해도 좋으나 목민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된다. "수령의 직분은 덕이 있더라도 위엄이 없으면 제대로 할 수 없고, 뜻이 있더라도 밝지 못하면 제대로 할 수 없다. 제대로 할수 없는 경우에는 백성이 해독을 입어 괴로움을 당하고 길바닥에 쓰러질 것이다. 사람들이 비난하고 귀신들이 책망하여 그 재앙이 후손에들에게 미칠텐데 이럼에도 수령 자리를 생각없이 구해서야 되겠는가. 요즈음 무인(武人)들이 제발로 인사담당관을 찾아가 수령 자리를 구걸히는 것이 관례가 되고 풍속을 이뤄 이제는 조금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수령자리를 구걸하는 자는 자신이 재주와 지혜가 있는지 없는지 스스로 헤아려보지도 않고, 그것을 들어주는 자 역시 알아보거나 묻지도 않으니, 정말 잘..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하는 노인이었다. 팔십사일동안 그는 바다에 나가서 고기를 한 마리도 못잡았다. 처음 사십 일 동안은 한 소년이 그와 함께 나갔다. 하지만 사십 일이 지나도록 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하자 소년의 부모는 노인이 이젠 정말이지 돌이킬 수없게 '살라오', 즉 운수가 완전히 바닥난 지경이 되었다고 소년에게 말했다. 소년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다른 배를 타고 나갔고, 그배는 일주일동아 큼직한 고기를 세마리나 잡았다. 매일같이 빈배로 돌아오는 노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소년의 마음이 아팠다. 소년은 언제나 물가로 내려가서 노인을 도와 사려놓은 낚시줄 뭉치나 갈고리와 작살, 또는 돛대에 둘둘 만 돛 따위를 날랐다.밀가루 부대를 여기저기 기워 붙인 돛은 둘둘 감겨있는 꼴..
우리의 삶은 하나의 여로/ 한겨울 그리고 캄캄한 밤에,/ 한가닥 빛도 없는 하늘에서/ 우리의 길을 찾아 헤매노라.(스위스 민병대의 노래),1793년 "그것은 다음과 같이 발단되었다. 나는 절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나에게 말을 시킨 사람은 아르뛰르 가나뜨(Arthur Ganate)이다. 학생이고, 역시 의과대학생이며, 동료인 아르뛰르가. 우리는 끌리쉬 광장에서 만나곤 하였다. 그날은 점심 식사 후였다. 녀석이 날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나는 묵묵히 듣는다. '밖에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자' 녀석의 말이다. 나는 그와 함께 안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했을 뿐이다. '이 테라스는 반숙 계란이나 먹는 곳이야! 이쪽으로 와!' 그렇게 허두를 연다. 그때, 우리는 거리에 행인이 단 하나도 ..
자서(自序) "우리나라는 예의(禮義)의 나라로서 중국에 알려지고, 박학(博學)하고 아존(雅尊)한 선비가 거의 뒤를 이어 나왔건만 전기(傳記)가 없음이 많고, 문헌에 찾을 만한 것이 적으니 어찌 애석하지 않은가. 대체로 역대(歷代)의 소설(小說)이나 여러 가지 서적이 있는 것은 고실(故實)을 듣고 고증함이 많게 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하기 때문이니, 또한 그 효용이 적다고 할 수 없다. 전조(前朝)의 보한집(補閑集), 역옹패설(櫟翁稗說), 아조(我朝)의 필워잡기(筆苑雜記), 용재총화(慵齋叢話) 등 열 두어 사람의 것이 있음에 지나지 않으며, 그 동안에 세상에 전하여야 할 사적(事蹟)들은 거의 다 사라져버렸다. 보잘것없는 지식으로 어찌 감히 망령되이 책을 저술하는 축에 들기를 흉내낼 수 있겠는가. 오직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