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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명작의 첫문단 (54)
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제1장 “다비드의 제자이며, 이전에 앙리 4세 구(區)였던 퐁네프 구의 위원인 화가 에바리스트 가믈랭은, 3년 전인 1790년 5월 21일부터 구 총회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는 옛 바르나바 교회에 아침 일찍이 갔다. 그 교회는 재판소의 철책 근처, 좁고 어두침침한 광장 위에 서 있었다. 고전적인 두 기둥 양식에다 불꽃이 솟아나오는 화로들이며 거꾸로 놓인 까치발 달린 탁자들로 장식된 정면은 세월의 풍상에 시달려 음산해지고 인간의 손을 타 훼손된 모습이었다. 정면에 새겨진 종교적인 문장들은 망치질이 되어 있었고, 출입구 위에는 검은 글씨로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공화파의 표어가 쓰여 있었다. 에바리스트 가믈랭은 중앙 홀 안으로 들어갔다. 둥근 천장은 성 바울 수도회 성직자들이 중백의(中白..
“그날 아침, 나는 학교에 가기에 매우 늦었다. 게다가 아멜 선생님께서 동사에 대해 질문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아 야단맞지나 않을까 몹시 두려웠다. 문득 수업을 빼먹고 들판을 놀러나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티없이 맑고 날씨는 따뜻했다. 산기슭에는 티티새가 지저귀고 제재소 뒤의 리페르 들판에서는 훈련을 받고 있는 프로이센 병사들의 군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쪽이든 문법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그런 유혹을 꾹 참아 내고 숨차게 학교로 달리기 시작했다. 면사무소 앞을 지나면서 철망을 씌운 게시판 앞에 사람들이 새까맣게 모여있는 모습을 보았다. 요즘 2년 동안 패전이든가 징용, 또는 사령부 명령 따위의 온갖 나쁜 소식만 전해 준 게시판이었다. 나는 발을 ..
소시우스 세네키오(Sosius Senecio)에게. “지리학자들은 자기들의 지식 범위를 벗어나는 지역들을 지도 변두리로 밀쳐두고 설명하기를, ‘이곳 너머에는 물도 없고 맹수들이 들끓는 모래사막이 있다’느니, ‘보이지 않는 늪이 있다’느니, 아니면 ‘흑해(黑海) 북쪽에는 스키티아(Scythia)족이 사는 동토와 얼어붙은 바다가 있다’고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도 이 비교 평전을 쓰면서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럴듯한 논리를 댈 수 있고 사실만을 다루는 오늘날의 시대가 아닌, 저 고대의 역사를 오늘날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저 너머는 불가사의하고 있을 법하지 않은 일들로 가득하니 그곳은 시인들이나 우화 작가들만이 살아가는 곳이다. 거기서는 의심스럽고 불투명한 이들만 벌어진다’고 말이다.”(플루타르코..
제1장 마녀 메로에와 소크라테스 이야기 “나는 사업상 테살리아로 가고 있었다. 그곳은 어머니의 가문이 뿌리를 두고 있는 곳이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유명한 플루타르코스와 그의 조카인 철학자 섹스투스의 피를 이어받았다. 어느 날 아침, 나는 테살리아 태생의 순종 백마를 타고 높은 산과 위험한 계곡과 습기 찬 평원과 경작지를 지났다. 그러자 말은 완연히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나 역시 계속해서 해서 말을 타고 있었기 때문에 피로에 지쳐 있었다. 나는 저린 몸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말에서 내려 한 줌의 잎사귀로 조심스럽게 말 이마에 맺힌 땀을 닦고서 귀를 쓰다듬은 후, 고삐를 풀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말의 긴장을 풀어주고, 피로로 축 처진 말의 호흡이 정상을 되찾게 하고 있었다. 말이 고개를 ..
총 서시(The General Prologue) “4월의 달콤한 소나기가 3월의 가뭄을/ 뿌리까지 깊이 꿰뚫을 때,/그리고 꽃이 피게 하는 촉진적인 힘을 지닌/ 그 축축함에 모든 줄기가 적셔질 때/ 그리고 서풍 역시 달콤한 입김으로/ 모든 숲과 들판에서 부드러운 새순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있을 때, 그리고 갓 나온 태양이/ 백궁좌의 반절만큼 달렸을 때,/ 그리고 밤새도록 뜬 눈으로 잠자던/ 작은 새들이 노래 부를 때/(자연은 그렇게 그들의 마음을 깨워 자극하네.) 그때 사람들은 성지 순례 떠나기를 원하며,/ 순례자들은 낯선 해안을 향하여,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유명한 멀리있는 성자를 찾았다./ 그리고 보다 특별히 영국의 모든 지역으로부터/ 캔터베리로 그들은 모여들었다./ 그들이 고통받을 때 도움을 준/..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언덕들은 벌써 황금빛 노을 속에 골마다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들판은 아직 꺼지지 않을 것 같은 눈부신 빛으로 환했다. 이곳의 언덕과 들판에는 겨울이 끝났어도 여전히 눈이 남아 있듯이 황금빛 노을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남쪽 끝 파타고니아에서 우편기를 몰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오던 파비앵은 항구의 바닷물을 보고 저녁 무렵임을 알아차렸다. 평온한 구름들이 물살 위로 살짝 만들어 놓은 가벼운 주름이 밤이 다가온다고 말해주었다. 그는 거대하고 행복한 정박지로 들어서고 있었다.(Les collines, sous l’avion, creusaient déjà leur sillage d’ombre dans l’or du soir. Les plaines devenaient lumineuses ..
1부 “이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또 들어본 적이 있을까? 우리는 나우하임의 어느 계절이 9번 바뀌는 동안 애시번햄 부부와 절친하게 지냈다. 아니 그보다는 손에 잘 맞는 장갑처럼 어느 정도 여유 있고 편안한 사이로 지냈다는 편이 맞겠다. 나와 내 아내는 애시번햄 부부를 그 누구 못지않게 잘 알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내가 잘 모르는 영국인들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오늘까지도 이 슬픈 사건에 대해 내가 아는 조각들을 맞춰보려고 애쓸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6개월 전만 해도 나는 영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당연히 영국인들의 깊은 속마음까지 가 닿지는 못했다. 그저 피상적으로 알 뿐이었다.”(포드 매독스(매덕스) 포드 저, 홍덕선 김현수 역, ..
“여러분이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를 잘 모르겠지만, 뭐 그건 상관없다. 그 책은 마크 트웨인이 썼고, 그 사람은 주로 사실을 말했다. 좀 부풀린 것이 있긴 하나 대체로 사실을 말했다. 그 정도야 뭐 별거 아니다. 나는 폴리 이모나, 과부나, 어쩌면 메리 정도를 빼면, 거짓말 한 두 번 안 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폴리 이모와-그러니까 톰의 이모 말이다. 메리와 과부 더글러스는 그 책에서 다 얘기됐고, 그 책은 아까도 말했듯이 좀 부풀려진 부분이 있는, 거의 실화다. 자, 그 책은 이런 식으로 끝난다. 톰과 나는 강도들이 동굴에 감춰뒀던 돈을 발견했고, 그건 우릴 부자로 만들었다. 우린 각각 6천 달러씩을 모두 금화로 갖게 되었다. 돈이 한 무더기로 쌓여 있으니 어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