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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첫문단과 작가 이야기

제1장 “다비드의 제자이며, 이전에 앙리 4세 구(區)였던 퐁네프 구의 위원인 화가 에바리스트 가믈랭은, 3년 전인 1790년 5월 21일부터 구 총회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는 옛 바르나바 교회에 아침 일찍이 갔다. 그 교회는 재판소의 철책 근처, 좁고 어두침침한 광장 위에 서 있었다. 고전적인 두 기둥 양식에다 불꽃이 솟아나오는 화로들이며 거꾸로 놓인 까치발 달린 탁자들로 장식된 정면은 세월의 풍상에 시달려 음산해지고 인간의 손을 타 훼손된 모습이었다. 정면에 새겨진 종교적인 문장들은 망치질이 되어 있었고, 출입구 위에는 검은 글씨로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공화파의 표어가 쓰여 있었다. 에바리스트 가믈랭은 중앙 홀 안으로 들어갔다. 둥근 천장은 성 바울 수도회 성직자들이 중백의(中白..

“잔느는 짐을 다 꾸리고 창가로 다가가 보았으나 비는 그치지 않고 있었다. 밤새 폭우가 유리창과 지붕을 두드렸다. 물을 잔뜩 머금고 낮게 내려앉은 하늘은 구멍이라도 난 듯 땅 위로 물을 게워내고 흙을 설탕처럼 녹여 걸쭉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열기를 가득 품은 돌풍이 불고 있었다. 불어난 시냇물의 요란한 소리가 인적없는 거리를 채웠고, 스펀지처럼 습기를 빨아들인 집집마다 지하실부터 다락까지 온 벽이 땀을 흘렸다. 어제 수녀원에서 나와 마침내 영영 자유로워져 오래전부터 꿈꿔온 인생의 온갖 행복을 거머쥘 준비가 된 잔느는 날이 개지 않으면 아버지가 떠나기를 망설일까 걱정되어 아침부터 백번쯤 지평선을 살폈다. 그러다 깜빡 잊고 여행 가방에 달력을 챙겨 넣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벽에서 작은 달력을 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