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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분노의 포도-참혹한 아메리칸 드림을 쓴 소설의 첫 문단은 記事體로 쓰여졌다. 본문
“오클라호마 시골의 적토지대와 흑토지대에 마지막 비가 부드럽게 내렸다. 그러나 상처 투성이 대지를 더 파헤치지 않았다. 빗물이 흘러간 자리를 쟁기가 몇 번 왔다 갔다 했다. 이 마지막 비로 옥수수는 부쩍 자라고 잡초더미와 풀은 길 양쪽 여기저기에 우거져 잿빛 땅과 검붉은 땅이 푸른 덮개 밑에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맹후빈 역, 홍신문화사,2012)
1.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신문 기사 같은 문체로 시작돼 읽기가 깔끔하다.즉 현장을 취재해 실감나게 쓰는 르포르타쥬 형식의 도입부다.미사여구(美辭麗句)나 은유, 어려운 낱말도 없는 간결한 문장이다. 글을 꾸미기 보다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의 글솜씨가 돋보인다. 붉은 흘과 검은흙, 쟁기, 비 등은 앞으로 전개될 거대 서사를 위한 상징이다. 이런 르포 타입 깔끔한 첫문단은 소설에서 보기 드물다. 논술이나 입사시험 등에 대입해 다양한 글쓰기 연습을 해도 좋은 문체라고 할 수 있다.
2.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憤怒의 葡萄, The Grapes of Wrath,1939)’는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위대한 걸작이다.
초판이 50만 부 가까이 팔릴 정도로 대단한 ‘히트’였다. 스타인벡에게 명성과 부를 함께 가져다 준 작품이다. 출판 첫 6개월간 100만 부가 팔린 마가렛 미첼(1900~1049)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다음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1930년대 대공황기를 사는 가난한 서민과 노동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대 서사시(敍事詩)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절에 주인공 톰 조드, 짐 케이시의 질퍽하고 우울한 삶이 가슴을 아프게 한 소설이기도 하다.
3.미국 리얼리즘 문학의 정수인 이 소설은 구성이 독특하다. 전체 30장의 구성을 홀수와 짝수로 나눠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홀수 장은 줄거리보다 배경(정치 사회 지리적)을, 짝수 장은 가난한 노동자들의 분노의 눈동자가 포도 알처럼 커져가는 이야기다. 이 장에 주로 사투리 속어, 외설 등이 나온다.
성서적 구조(구약성서 출애급기), 상징주의 문체, 자연과 사물에 대한 뛰어난 묘사 등은 압권이다. 미국 학생들의 필독서이자 강독서(講讀書)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
4.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반발도 거셌다. 소설이 출판됐을 때 작품 무대가 된 오클라호마와 캘리포니아의 기득권층의 비판과 반발 여론은 위험수위로 치달았다.
오클라오마 대부분의 도서관은 금서(禁書)로 지정했고, 지역 출신 의원은 의회에서 탄핵 연설을 할 정도였다.
또 강한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로 ‘절망의 시대 불온한 서적’으로 평가되면서 미국 중앙정부국(CIA)의 요주의 대상 인물로 감시를 받았다.
5.존 포드(1894~1973) 감독이 헨리 폰다(1905~1982)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었다. 제작비 80만 달러로 250만 달러을 벌어들였고, 아카데미 감독상과 여우조연상(제인 다웰,1929~2021)을 안겨줬다.
스타인벡의 소설 중에서는 1952년 나온 ‘에덴의 동쪽’도 동명의 영화(감독 일리아 카잔,1909~2003), 주연 제임스 딘(1931~1955, 대중 가수)로 제작돼 공전의 히트를 쳤다.
#.존 스타인벡(John Ernst Steinbeck, 1902~1968)=미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풀리처상(1938), 노벨문학상(1962) 수상자.
1.1902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인근 살리나스(Salinas)에서 공무원인 독일계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로서는 ‘금수저’ 출생이었던 셈이다. 스탠포드대 생물학과 중퇴. 뉴욕 ‘아메리칸’ 신문 기자.
2.1925년 뉴욕으로 넘어가 노동자 생활을 하면서 기사도 썼다. 27살 때 첫 소설 ‘황금의 잔(黃金盃,Cup of Gold,1929)’를 발표했다. 1930년 전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농업에 관심을 두면서 단편집 ‘천국의 초원’(The Pastures of Heaven,1932)을 냈다.
3.1930년에 첫부인 캐롤 헤닝(Carol Henning)과 결혼했으나 1944년 이혼했다. 그해 윈돌린 콩거(Gwyndolyn Conger)와 재혼해 두 아들을 뒀으나 1948년 이혼했다.두번의 이혼 모두 스타인벡의 지독한 방랑벽 때문이었다. 이후 1950년 일레인 스코트와 결혼, 영면할 때까지 함께 했다.
4. 2차세계대전이 벌어지자 종군기자로 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활약한다. 스타인벡은 방랑벽으로 두번이나 이혼까지 했지만 여전히 유랑생활을 했다.
캠핑카의 이름은 스페인 문호 세르반테스(1547~1616) 소설 ‘돈키호테(1615)’에 나오는 주인공의 애마 로시난테다. 이 차에 애완견 찰리를 태우고 미국 대륙 일주를 한다. 이 여행기가 '찰리와 함께한 여행'이다.
4.1952년 이탈리아 여행 중 미국 여성 잡지 ‘하퍼스 바자르(Harper's Bazaar,1953년5월)’에 쓴 에세이 ‘포지타노’가 현재의 이탈리아 남부도시 포지타노 유명세에 한몫했다.
스타인벡이 묵었던 포지타노의 호텔(르 세레누스 호텔)은 아직도 그의 책을 비치하고 있다고 한다.
5.1968년 12월20일(66살 때)에 뉴욕에서 심장병과 울혈성 심부전증 등으로 영면했다. 작가의 유언에 따라 시신은 화장됐고, 다음해 3월 고향인 캘리포니아의 살리나스 가족 묘지에 안장됐다.
사후 6년 쯤에 고향에 ‘스타인벡 하우스(STEINBECK HOUSE)’라는 이름의 기념관이 세워졌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생가가 남아 있다. 소설 ‘정어리’의 무대 몬트레이에는 존 스타인벡의 거리가 있으며, 동상도 서 있다
5.다른 작품으로는 ‘의심스러운 싸움(In Dubious Battle,1936),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1937)’, ‘에덴의 동쪽(East Of Eden,1952)’, ‘불만의 겨울(The Winter of Our Discontent,1961)’, ‘달은 지다(The Moon Is Down,1942)’, ‘찰리와 함께 한 여행(Travels with Charley-In Search of America,1962)’ 등이 있다.
사후에 아들 토머스 스타인벡과 의붓딸 에이벌리 스캇 캐파가의 수십년간의 저작권 소송(1983~2019)도 화제가 됐다.(콘텐츠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