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뿌리-미국 사회에 센세이션과 흑인 자각 열풍을 일으킨 팩션은 리얼리티를 강조한 출산으로 서두를 연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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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미국 사회에 센세이션과 흑인 자각 열풍을 일으킨 팩션은 리얼리티를 강조한 출산으로 서두를 연다.

지성인간 2023. 12.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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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년 이른 봄이었다./ 서아프리카 감비아 해안에서 나흘 정도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나타나는 주푸레 마을에 오모로와 빈타 킨테 사이에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빈타의 건강한 몸에서 태어난 아이는 엄마를 닮아 검고 산모의 피로 미끄럽고 얼룩진 채 요란하게 울었다. 주름진 두 산파인 늙은 뇨 보토와 아기의 할머니 야이사는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는 기뻐서 웃었다./조상들의 말을 따르면, 첫 사내아이는 부모들뿐 아니라 부모의 집안에도 알라신의 특별한 축복을 가져온다고 했다. 그래서 킨테라는 이름이 유명해지고 영원히 남으리라는 자랑스러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때는 첫닭이 울기 전이었다. 아기는 뇨 보토와 야이사 할머니의 떠드는 소리와 더불어, 마을의 다른 여자들이 세 개의 돌멩이 사이에 지핀 불 위에 얹은 질그릇에다 관습적인 아침 죽을 끓이려고 쿵덕쿵덕 절구에다 쿠스쿠스 곡식을 빻는 나무 공이 찧는 둔탁하고 규칙적인 소리를 들었다.”(알렉스 헤일리 저, 안정효 번역, 문학사상사, 1998)

1977년 미국 ABC에서 방영한 '뿌리'주인공 쿤타 킨테.photo by wikipedia

1.잔잔한 내레이션으로 아프리카의 어느 한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대로를 쓴 것 같은 도입부다. 마치 현장에서 쓴 생동감있는 르포르타주(reportage)처럼 시제와 장소, 등장인물을 드러내면서  출산 과정을 서술하고 있는 첫 문단이다. 주인공이 세상에 등장하는 상황에 리얼리티를 강조한 것은 독자를 집중 시키기 위한 것이다. 짧은 문장과 이어진 긴 문장의 서술기법은 글 읽기의 숨 고르기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본문에 나오는 *.감비아(Gambia)는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대서양 연안의 공화국으로 말링케(만딩카)족, 풀라니족 등이 사는 이슬람 국가다. * 알라(Allah)신은 (이슬람)신을 뜻한다.

1976년 미국 뉴욕에서 나온 알렉스 헤일리 '뿌리' 초판본. photo by wikipedia

2.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미국 가족의 서사시(Roots-The Saga of an American Family,1976)’는 20세기 미국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기념비적인 베스트 셀러다. 특히 흑인문학의 정수(精髓)로 세계문학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걸작(傑作)이다.
이 작품은 허구가 아닌 픽션과 현실의  결합을 통해 재구성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굳이 따지자면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조합한 팩션 소설로 저자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배가시켜 준 작품이다.
첫 발표는 1974년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에 발췌된 글로 올렸다. 이후 1976년 8월 미국 뉴욕 더블데이(Doubleday) 출판사에서 냈는데, 곧바로  베스트 셀러가 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ewyork Times) 논픽션 베스트셀러 목록에 22주 동안 올랐고, 1년 만에 1500만 부가 팔렸다. 또 발간 2년도 안돼 세계 37개 언어로 나와 각국에서 스테디 셀러가 됐다.
책의 인기에 힘입어 그해  드라마로 제작에 들어갔고, 1977년 1월 텔레비전 미니시리즈 ‘뿌리(Roots)’로 방영됐다. 이 드라마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미국에서 ‘흑인들의 자각 돌풍’ 등 문화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미국 인구 2억1000만명 중 60% 가량인 1억3000만 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였다. 1977년 퓰리처 특별상과 미국 전미 도서상을 받았으며, 여러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했다.

노예 제도의 잔인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1800년대 삽화. 출처=웰컴 라이브러리,www.scotsman.com

3.이 작품은 1767년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납치돼 미국에 노예로 끌려온 쿤타 킨테(Kunta Kinte, 저자의 미국 시조로 노예 이름은 토비 월러,Toby Waller)와 후손들의 삶을 다룬다. 저자의 외할머니 신시아 팔머(Cynthia Palmer)가 들려준 이야기를 토대로 모계(母系) 조상을 추적해 쓴 것이다. 저자가 1964년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본 상형 문자로 덮인 암석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 1802년부터 대영박물관 소장, 공개)’을 본 것이 집필에 동기 부여를 했다. 로제타 스톤은 기원전 196년 고대 이집트에서 제작돼 나일강 서안에 있는 고대 이집트의 수도 멤피스(Memphis)에 세워진 화강섬록암([花崗閃綠巖) 비석이다. 1822년 프랑스 고고학자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Jean-François Champollion, 1790~1832)과 영국 의사이자 언어학자 토머스 영(Thomas Young, 1773~1829)이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했다.
대영박물관에서 로제타 스톤을 본 저자는 자신의 뿌리(조상)에 대한 연구를 결심, 10년이 넘는 취재와 확인 끝에 ‘뿌리’를 집필했다.

감비아 쿤타 킨테 섬(Kunta Kinteh Island)의 노예무역 폐지 동상. 스틱 그림은 가나가 마스크(Kanaga(애도) 가면 표식)을 형상환 것이다.photo by en.wikipedia.org

4.책이 나온 직후 뉴욕타임스 북 리뷰(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는 “다른 어떤 소설가나 역사가도 노예 제도에 대해 그토록 충격적이고 인간적인 관점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썼다.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작가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1924~1987)은 ‘뿌리(Roots)’에 대해 "알렉스 헤일리가 우리를 조상들의 마을로 데려가는 것은 신앙과 용기의 행동"이라며 "이 책은 사랑의 행위이기도 하고,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을 잊을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 타임(Time,1923년 창간)지는 “흑인 특유의 농도 짙은 언어로 밀도 있게 묘사한 노예 가족의 역사”라고 평했다.

노예상인이 흑인을 끌고가기위해 엄마에게서 갓난아기를 떼어 놓는 것을 그린 1800년대 삽화. 출처=뉴욕 공립 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5.등장인물은 감비아의 만딩카(Mandinka)족의 청년으로 주인공인 쿤타 킨테(Kunta Kinte, 저자의미국 시조로 노예로서 이름은 토비 월러, Toby Waller), 쿤타를 사는 농장주 존 월러(Waller), 존 월러의 형제인 의사 윌리엄 월러 박사, 쿤타의 아내이자 요리사 벨 월러, 쿤타와 벨의 딸 키지 월러(Kizzy Waller, 나중에 Kizzy Lea) 등이다.
또 월러 박사의 조카 딸 미시 얀느, 키지가 팔린 노스 캐롤라이나의 노예 소유주 톰 리아(Tom Lea), 키지와 톰 리아의 아들 조지 리아, 조지가 나중에 결혼하는 사람인 마틸다 등이다.
이와함께 치킨 조지(Chicken George)와 마틸다(Matilda)의 아들 톰 머레이(Tom Murray), 톰과 아이린의 여덟 자녀 중 막내(치킨 조지의 손녀) 신시아, 신시아의 자녀 중 한명인 버사(알렉스 헤일리의 어머니), 버사의 남편 사이먼 알렉산더 헤일리(Simon Alexander Haley, 알렉스 헤일리의 아버지) 등이 등장한다.

미국 화가 윌리엄 잭슨이 그린 18세기 노예선.photo by wikipedia

5.줄거리는 17살 때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미국으로 끌려와 노예 생활을 한 청년 쿤타 킨테(Kunta Kinte)와 7대에 걸친 미국 후손들의 이야기다.
1750년 서아프리카의 작고 평화로운 마을 주푸레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이름은 쿤타 킨테다. 킨테는 청소년기의 어느날 노예 상인에 잡혀 벌거벗긴 채 쇠사슬에 묶여 노예선을 타고 대서양을 건넌다.
악몽 같은 여행 끝에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에 상륙, 노예 경매장에 내몰린다. 거기서 버지니아 주 스팟실베니아 카운티의 존 월러에게 팔린다. 그런데 킨테는 네 번이나 도망치다가 잡혀 오른발 일부를 잘려 불구가 된다.
월러의 집에서 킨테는 정원사와 마차 운전 일을 한다. 그리고 월러의 요리사인 노예 소녀 벨과 결혼, 딸 키지를 낳는다. 키지는 노스캐롤라이의 톰 리아에게 팔리고, 강간당하는 데 아이를 잉태한다. 키지가 낳은 아들이 투계(鬪鷄)꾼 치킨 조지다.
치킨 조지는 마틸다와 결혼하고, 아들 톰 머레이를 낳지만 투계에서 패배해 빚 때문에 영국으로 건너간다. 남북 전쟁이 발발하고 톰 머레이는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아이린과 결혼한다. 곧 남북전쟁을 끝나고 백발이 된 치킨 조지가 돌아온다.
톰과 아이린은 8명의 자녀를 낳고, 이중 막내 딸 신시아가 성공한 목재 사업가인 윌 팔머와 결혼, 딸 버사를 낳는다. 버사는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그곳에서 나중에 농학 교수가 되는 사이먼 헤일리를 만난다. 둘은 결혼해 아들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를 낳지만 버사는 10년 후 죽는다. 이때 헤일리는 외할머니 신시아에게서 성장하며서 조상의 이야기를 듣는다.

알렉스 헤일리 사망 25주년인 2017년 방영한 BBC4 미니시리즈 뿌리 스틸 컷. 말라치 커비(Malachi Kirby)가 쿤타 킨테(Kunta Kinte)로, 크라이스트 오비(Christ Obi)가 킨탱고(Kintango)로 나왔다.출처 BBC/A+E www.theguardian.com 재인용

6.‘뿌리’가 출간돼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엄청난 인기를 끌자 표절 시비가 불거졌다. 많은 내용 중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논란도 이어졌다,
1977년 봄 미국 소설가이자 인류학자 해롤드 콜랜더(Harold Courlander, 1908~1996)는 ‘뿌리’의 여러 부분이 자신의 저서 ‘아프리카인(The African,1967)’에서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소송전이 벌어졌고, 저자 헤일리는 법정 밖에서 수많은 배상금(약 65만 달러)에 합의했다. 저자는 1979년 4월 “해롤드 콜랜더가 쓴 '아프리카인'의 다양한 자료들이 '뿌리'에 삽입된 것을 인정하고 후회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마가렛 워커 알렉산더도 별도 소송에서 뿌리 작가가 자신이 쓴 남북전쟁 시대를 다룬 소설 '주빌리'(1966)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런 이유 등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학의 노턴 선집(Norton Anthology of African)에서 제외됐다.
저자 알렉스 헤일리의 친구이자 선집 편집자인 헨리 루이스 게이츠 주니어(Henry Louis Gates Jr.)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는 헤일리 사망 몇 년 후인 1998년 “우리 대부분은 알렉스가 그의 조상들이 생겨난 마을을 찾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뿌리는 엄격한 역사 연구가 아닌 상상력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2019년 4월 8일 번역 출간된 미국 역사 인문 서적인 ‘알려지지 않은 미국 400년 계급사, White Trash·미국 백인 민중사’에 의하면 소설 ‘뿌리’의 가계도는 거의 조작됐다고 주장했다.알렉스 헤일리가 미국 출판계에서 흑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ABC 텔레비전이 1977년 1월 방영한 '뿌리'스틸 컷.출처=게티이미지뱅크.

7.미국 ABC 텔레비전은 1977년 1월 미니 시리즈로 채택, 1월 23일부터 1월 30일까지 방영했다. 이 드라마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당시 미국인의 절반 이상인 1억3000만 명이 시청했다.
당시 유명한 NBC의 ‘투나잇 쇼(The Tonight Show)’의 앵커 조니 카슨((John William Johnny Carson, 1925~2005)은 저자를 초청한 1977년 2월 투나잇 쇼에서 “뿌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나라 밖이나 화성 어딘가에 있었음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1979년 ABC는 속편 미니 시리즈인 ‘뿌리-다음 세대(Roots-The Next Generations)’를 방영, 쿤타 킨테(Kunta Kinte)의 자손 이야기를 계속했다.
2016년, 히스토리 채널에서 레바 버튼(LeVar Burton)를 내세워 4부작 8시간으로 다시 제작하여 방영했다. 한편 감비아 유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쿤타 킨테’ 섬은 이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을 명명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발행된 것으로 알려진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 상.하(완역판) 판본. 장왕록, 임헌영 공역으로 출판사 천람에서 1977년 3월 20일 발행됐다.출처=www.naver.com

8.뿌리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1977년 1월 미국에서 드라마로 방송된 직후인 3월 14일 ‘뿌리’를 제목으로 한양출판사에서 나왔고, 이어 3월20일에는 출판사 천람에서 장왕록, 임헌영 공역으로 간행됐다. 이어 3월 말에는 덕문출판사(전 3권 정명진 역)’에서, 10월에는 문학사상사에서 안정효 역으로도 나왔다.
만화가 이두호(1943~현재)가 그린 뿌리도 1980년대에 나왔다. 이 만화는 2000년대 초반에 복간되기도 했다. 드라마는 1978년 3월25~4월2일 TBC(동양방송)에서 더빙 방송됐다.
소설가 조정래(1943~현재)는 2017년 10월 성동구청에서 주관한 성동명사 특강에서 알렉스 헤일리에 대해 “한 작가가 흑인에 대한 보편적 개념을 완전히 뒤집어엎어 바꿔버렸다”며 “한 작가가 민족을 위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느꼈다”고 말했다.

장년의 알렉스 헤일리. 출처=www.alexhaleymuseum.org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1921~1992)=20세기 흑인 대표작가. 미국의 전기 작가, 각본가, 소설가. 본명은 알렉산더 머레이 팔머 헤일리(Alexander Murray Palmer Haley)이다.

6살때로 추정되는 알렉스 헤일리의 유년기 모습. 출처=www.alexhaleymuseum.org

1.미국 뉴욕 주 이타카(Ithaca)에서 앨라바마(Alabama) A&M 대학의 대학원생인 사이먼 헤일리(Simon Haley, 1892~1973)와 버사 조오지 팔머(Bertha George Palmer)사이에서 태어났다.
저자가 출생 당시 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인 아버지 사이먼은 코넬 대학교 농학과 대학원생이었고, 어머니 버사는 음악가이자 교사였다. 아버지가 학업을 마치는 동안 테네시 주 헤닝에서 외할머니 신시아와 함께 살았다. 또 어머니가 열 살 때 사망하자 아버지는 2년 후 동료 교수 중 한 명인 제오나 해처와 재혼, 다시 외할머니와 살았다.
형제자매는 남동생으로 나중에 외교관이 된 조지(George Williford Boyce Haley,1925~2015) 와 줄리어스가 있으며, 이복 여동생(아버지의 두 번째 결혼에서 낳은)이 있다.
헤일리는 15세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알콘 A&M 칼리지(알콘 주립대학교, Alcorn State University)에 등록했으나 1년 후 중퇴했다. 직후인 1937년 엘리자베스시티 사범 대학에 입학해 2년간 수학했다.

미국 해안 경비대는 20년간 근무한 알렉스 헤일리를 기리기 위해 당시 고속정을 USCGC알렉스 헤일리 (Alex Haley)로 명명했다. photo by wikipedia.

2.제2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1939년 미국 해안 경비대에 입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태평양의 블랙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Black Cyrano de Bergerac) 등에서 탄약 운반선 요원으로 근무했다.
1959년 20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 해안 경비대에서 은퇴했다. 헤일 리가 근무한 해안 경비대 고속정은 나중에 ‘USCGC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로 명명됐다. 이후 글쓰기에 전념했고, 저널리즘 경력의 또 다른 단계로 리더스 다이제스트 잡지에 입사, 에디터(수석 편집자)를 지냈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1989년 알렉스 헤일리에게 해안경비대 사관학교의 첫 명예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출처=Deseret News

3.헤일리의 뮤즈는 3명이었다. 하지만 헤일리의 방랑벽과 취재 활동 때문에 3명 모두 이혼하거나 별거로 끝났다. 첫 뮤즈는 나니 브랜치(Nannie Branch)로 1941년 결혼해 1964년 이혼했다.
두번째 부인은 줄리엣 콜린스(Juliette Collins)로 1964년 결혼, 1972년 헤어졌다. 세번째는 텔레비전 대본 작가 미라 루이스로 1977년 결혼했으나 사망 당시 두 사람은 별거 중이었다. 자녀는 모두 3명이었다. 리디아 앤, 윌리엄 알렉산더는 첫 부인과 둘째 부인과 사이에서는 딸 신시아 거트루드를 뒀다.

알렉스 헤일리 후손.

4.헤일리는 1962년 유명한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MiMiles Dewey Davis III, 1926~1991)를 인터뷰했는데, 기사가 미국 3대 성인잡지인 ‘플레이 보이(Playboy)’의 창간인 휴 헤프너(Hugh Hefner,1926~2017)의 눈에 띄어 채택됐다. 마일즈 데이비스의 인종차별에 대한 생각과 감정에 대한 솔직한 발언(플레이보이 1962년 9월호)이 실리면서 헤일리는 유명해졌다.
휴 헤프너는 자신이 창간한 또 다른 잡지인 ‘쇼 비즈니스 일러스트레이티드(Show Business Illustrated)’에도 헤일리의 원고를 실었다. 이 두 잡지에 저명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인물들인 목사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 성악가 소프라노 레온타인 프라이스(Mary Violet Leontyne Price, 1927~현재)), 가수이자 영화배우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Sammy Davis Jr.,1925~1990),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Delight Jones Jr., 1933~현재)등을 인터뷰해 실었다.
특히 흑인 인권 운동가 말콤 엑스(Malcolm X, 1925~1965), 미국 나치당의 지도자인 조지 링컨 록웰(George Lincoln Rockwell, 1918~1967),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본명 Cassius Marcellus Clay, 1942~2016)와 같은 가장 주목할만한 이들을 인터뷰했다.

1962년 무렵 말콤 엑스를 인터뷰하고 있는 알렉스 헤일리.출처=www.alexhaleymuseum.org

5.플레이보이 인터뷰 내용과 50번이 넘는 심층 인터뷰를 타이핑 한 것을 토대로 1965년 출판된 ‘말콤 엑스 자서전(The Autobiography of Malcolm X)’은 첫 저서이지만 베스트 셀러가 됐다.
말콤은 인터뷰 기간 종종 "당신(알렉스 헤일리)은 스파이로 보내진 백인의 도구 중 하나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책이 나온 후 헤일리는 말콤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화난 흑인 선동가"라고 불렀다. 1977년까지 600만부 이상 팔렸다.

1965 년 출판된 '말콤 엑스 자서전(The Autobiography of Malcolm X)' 초판본. photo by en.wikipedia.org

말콤 엑스 자서전은 1998년 타임 매거진(Time Magazine)에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는 10권의 논픽션 서적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 저서로 헤일리는 1966년 애니스필드-울프 도서상(Anisfield-Wolf Book Award, 1935년 자선가 Edith Anisfield Wolf가 설립한 상)을 받았다. 한편 1973년 헤일리는 그의 유일한 각본인 ‘슈퍼플라이 T.N.T.’(감독 론 오닐)를 썼다.

1977년 1월 '뿌리' 드라마 방영이후 시청자 반응 등을 쓴 뉴욕타임스 1월28일자 기사. 샬레인 헌터-골트(Charlayne Hunter-Gault)기자가 쓴 기사. www.nytimes.com

6.뉴욕 클린턴의 해밀턴 대학에서 ‘거주 작가’로 활동하면서 ‘뿌리’를 썼다. 뿌리의 대성공 이후 헤일리는 로마 근교 사보이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고, 그 곳에는 지금도 헤일리를 기리는 특별한 테이블이 있다.
1977년 헤일리는 미국 공로상(American Academy of Achievement)의 골든 플레이트 상(Golden Plate Award)을 받았다.
1980년대 초 헤일리는 월트 디즈니와 협력, 플로리다 주 베이 레이크에있는 월트 디즈니 월드 리조트의 테마파크 ‘에콧 센터(Epcot Center)의 적도 아프리카관을 개발했다.
헤일리는 생애 말기에 테네시 주 클린턴에 있는 작은 농장을 인수해 살았다. 농장은 애팔래치아 박물관에서 몇 마일 떨어져 있는 곳이다.

2007년 찍은 알렉스 헤일리의 소년 시절 집과 무덤.출처=en.wikipedia.org

7.1992년 시애틀에서 워싱턴 주 브레머턴에 있는 뱅거 해군 잠수함 기지 해군 대상 강연을 위해 이동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인근 스웨덴 병원 의료 센터에 입원했지만 곧 영면했다.
테네시주 클린터의 알렉스 헤일리 농장은 비영리 단체인 어린이 보호 기금(CDF)에 팔렸고, 국가 훈련 센터와 휴양지로 사용하고 있다.
1970년대 말부터 집필 중이던 아버지 가계의 역사를 다룬 ‘퀸’은 시나리오 작가인 데이비드 스티븐슨(David Stevens)에 의해 완성됐다. 이 책은 1993년에 방송된 알렉스 헤일리의 여왕 미니시리즈로 각색됐다.
주요작품은. ‘맬컴 X의 자서전(The Autobiography of Malcolm X, 1965)’, ‘어느 성탄절(American Family,1988)’, 사후 출판된 ‘여왕(Queen,1993)’ 등이 있다.

1977년 미국 뉴욕 폭스 힐스 몰(Fox Hills Mall)에 있는 브로드웨이 백화점 서적 매장에서 열린 책 '뿌리(Roots)' 사인회에 독자들이 저자 알렉스 헤일리의 사인을 받기 위해주위에 몰려 있다.www.gettyimages.com.br

8.헤일리의 유품과 작품, 원고 등은 다양하게 소장돼 있다. 테네시 주 녹스빌의 테네시도서관 대학(University of Tennessee Libraries)은 특별 컬렉션에 헤일리 개인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헤일리의 개인 소장품 중 일부는 플로리다 주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 도서관 및 문화 센터’의 특별 소장품 및 기록 보관소에도 있다.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워드 파운데이션(Word Foundation)에는 헤일리의 해안 경비대 근무 당시의 습작 노트, 저서, 연애 편지 등이 보관돼 있다.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의 도시 선착장 구역에는 2002년 6월 12일에 헌납된 ‘쿤타 킨테-알렉스 헤일리 기념관’이 있다.이곳에는 1767년 쿤타 킨테의 도착 위치 표시 기념판도 있다.
미국 테네시주 헤닝에는 알렉스 헤일리 하우스 & 뮤지엄 스테이트 사적지(Alex Haley House and Museum State Historic Site)가 있다. 이 집은 1978년 국가 사적지로 등재됐다.(콘텐츠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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