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첫문단과 작가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소녀감성의 판타지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소설은 흔한 도입부로 문을 연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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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소녀감성의 판타지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소설은 흔한 도입부로 문을 연다

지성인간 2023.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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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하릴없이 언니와 강둑에 앉아 있는 것이 점차 무료해졌다. 언니가 읽고 있는 책을 한두 번 흘끔거리기도 했지만 그림이나 대화문도 보이지 않아 ‘그림도 이야기도 안 나오는 뭐 저런 책이 다 있담? 하고 속으로 투덜댔다. 굳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데이지를 꺾어오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꽃목걸이를 만드는 게 재미있을까 생각하는데(후덥지근해 너무 졸리고 멍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갑자기 눈이 빨간 흰 토끼 한 마리가 옆으로 쌩하고 지나갔다. 뭐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토끼가 혼잣말을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루이스 캐롤 저, 공민희 역, 코너스톤(도서), 2020)

월트디즈니에서 나온 '이상한 나라 앨리스' 애니메이션 스틸 컷. 출처=월트 디즈니.

1.전형적인 동화 판타지 형식 도입부를 보여주고 있다.독자와 눈높이를 맞춘 아이를 주인공로 내세워 어린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판타지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당연히 문장이나 단어 자체가 어린이가 읽기 쉽게 쓰여졌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여러가지 상징과 은유가 결합돼 사회 부조리를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첫 문단 뒷부분에 나오는 토끼는 이상한 나라로 가는 가이드를 상징한다. 토끼를 내세워 독자를 인도하는것이다. 어른용 동화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현실을 비판하는 부분이 많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 눈 빨간 토끼 등은 각종 부조리를 비유하는 어휘들이다. *.데이지(Daisy)는 영국 등 유럽 서부권에 자생하는 쌍떡잎식물로 여러해살이 풀을 말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드벤처 1865년판 표지 다음장.photo by wikipedia

2.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In Wonderland, 1865)’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사랑받는 영문학 고전(古典)이다. 동화이자 판타지 소설 중 가장 인기있는 책 중의 하나다.
소설은 1865년 11월 말 런던 맥밀란 출판사에서 나오자마자 인기를 끌었다.영국의 인기에 힘입어 그해에 미국판이 인쇄될 정도였다. 그리고 불과 수년만에 서구에서 성경,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더불어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로 올라섰다, 2000년대 초까지 세계 170여 나라에서 번역 출판됐다.
저자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작가인 찰스 럿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이다. 옥스포드대학 교수인 도지슨은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썼으며, 책에는 당대 유명 삽화가 존 테니엘(Sir John Tenniel, 1820~1914)이 그린 일러스트가 곁들여졌다. 원제는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겪은 모험(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이다. 영국 미디어인 더 가디언 선정, '100권의 소설(The 100 best novels)'에서 18위를 차지했다.

발간 연대를 알수 없는 '이상한 나라 앨리스 표지'. 초기 발간본으로 추정한다. photo by namu.wiki

3.소설이 나온 시기와 구상, 배경도 잘 알려져 있다. 도지슨(필명 루이스 캐럴)은 런던의 성당이자 대학인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Oxford Christ Church, 1525년 설립된 옥스퍼드에서 가장 큰 대학, 총리 13명 배출)에 재직할 때 학장이던 사학자 겸 언어학자 헨리 리델(Henry George Liddell,1811~1898)의 집에 하숙했다. 1862년 무렵이었다. 작가는 리델 학장의 자녀들인 로리나(Lorina Charlotte Ina Liddell, 1849~1930), 앨리스, 에스디(Edith Mary Liddell, 1854~1876), 동료 교수 로빈슨 더크워스 등과 템스강 줄기 강가 ‘디 이시스(The Isis)’에서 뱃놀이를 하면서 이야기를 구상, 쓰기 시작했다. 소설은 특히 리델 학장의 둘째 딸 앨리스(Alice Pleasance Liddell, 1852~1934)를 위해 썼다.
소설에는 함께 있었던 이들의 이름이 변형해 모두 등장한다. 주인공 앨리스 외에 언니인 로리나는 앵무새(Lory)로, 동생 에스디는 어린 독수리(Eaglet)로, 신학생 더크워스는 오리(Duck)으로, 도지슨은 도도새(Dodo)로 나온다.

루이스 캐럴이 헨리 리델의 딸들과 뱃놀이를 했던 테즈강 줄기 디 이시스. 지금도 뱃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photo by wikipedia

4.소설이 어느 정도 완성되자 도지슨은 작가이자 성직자인 조지 맥도날드(George MacDonald,1824~1905)의 자녀들에게 보여주었는데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 이에 1864년 11월부터 스스로 삽화를 그려 넣고 만든 ‘앨리스의 땅 속 모험(Alice's Adventures Under Ground)’을 크리스마스 무렵 앨리스 리델에게 읽어보라고 줬다. 책 머리에는 ‘여름날 추억 속 아이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적었다.
도지슨은 이 책과 별도로 ‘체셔 고양이’, ‘미치광이 다과회’ 이야기를 구상해 썼고, 이를 보충, 이듬해 초 런던 맥밀란 출판사에 건넸다.

5.소설에는 압운(押韻, 글의 처음, 중간, 끝 따위에 규치적으로 있는 같은 운)을 살린 시와 인용문 등에 수많은 패러디와 미메시스(창의저 모방)가 담겨 있다.
특히 순수함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한 상징과 은유, 언어 유희, 수학적 두뇌로 풀어야 하는 퍼즐 등을 통해 기성 세대의 가치관를 풍자, 비판한다. 이는 후대 독자와 연구 학자들에게 난센스에 대핸 다양한 해석과 언어학적인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실제 소설에 나오는 언어 유희와 상징은 2000년대 들어서도 여전히 연구되고, 작품 곳곳의 수학 퍼즐을 풀어내는 글과 소설 속 은유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넘쳐 난다. 한편 수학 퍼즐을 해석해 주는 미국 수학자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 1914~2010)의 주석본(註釋本)도 나와 있다.

미국 화가 조셉 셜리 셰퍼드(Joseph Sherly Sheppard, 1930~현재)가 그린 캐롤과 친구들.photo by wikipedia

6.등장 인물은 몇 명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동물이 나온다. 주인공인 앨리스와 언니, 동물 중 유일하게 말을 하지 않은 강아지,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이끈 흰 토끼(회중시계를 들고 정장을 입은), 작가인 루이스 캐럴의 분신이라고 하는 도도새 등이다.
또 체셔 고양이의 주인으로 늙은 여성 공작 부인과 부인의 요리사, 생쥐, 도마뱀, 쇄기벌레, 체셔고양이, 산쥐, 미치광이 모자 장수, 하트 여왕과 병사들, 가짜거북 등도 나온다.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 리치몬드(William Blake Richmond,1841~1921)가 1864년에 그린 앨리스의 동생 에디스 모습. photo by wikipedia

7.줄거리는 7살 여자 아이 앨리스가 토끼굴을 타고 떨어져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서 겪는 모험담이다. 모두 12장의 각기 다른 이야기로 구성됐다.
서문 형식의 시(詩) ‘화창한 오후(All in the golden afternoon)’와 마지막 장의 ‘그들은 네가 그녀에게 갔다 하고는(They told me you had been to her)’은 작가가 직접 지었다. 다른 대부분 시는 당시 유명한 노래나 시를 패러디 한 것이다. 소설은 언니와 함께 강둑에 앉아 있던 앨리스가 흰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이때부터 앨리스는 여러 장소를 거쳐 가며 다양한 동물을 만난다. 그중에는 쐐기벌레에게 버섯을 얻어 먹고 몸의 크기를 바꾸는 방법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앨리스는 카드 속으로도 빨려 들어간다. 하트 여왕의 크로켓 경기장에서 일어난 몇 가지 사건에 휘말리고, 여왕의 타르트를 훔친 잭의 재판에 증인으로 불려온다. 잭은 사형선고를 받는데 마지막 증인인 앨리스는 잭의 처형에 반대한다.
몸집도 커진 앨리스는 두려움을 잊은 채 여왕의 말에 반박한다. 너희는 그저 카드 한 벌일 뿐이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이에 카드들이 달려들어 앨리스를 잡으려 하자 꿈에서 깨어난다.

2015년 출간 150주년에 나온 The Complete Alice(맥밀란 출판). 처음 나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속편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합본하고, 존 테니얼의 원본 삽화를 채색해 수록했다. photo by namu.wiki

8.소설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면서 인기를 끌자 작가는 런던에서 1871년 속편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를 출간했다. 이 책 역시 평단과 독자의 호평을 받았다.
1886년에는 초기에 쓴 ‘땅 속 나라의 앨리스의 모험’를 다시 출판했고, 1890년에는 영유아(0세부터 5세)를 위한 특별판 ‘The Nursery Alice’도 내놓았다.
소설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끈 만큼 22권밖에 안 남은 초판본도 비싸게 팔리고 있다. 1998년 옥션에서 초판본이 무려 150만 달러에 낙찰됐다. 22권의 초판본 중 17권은 도서관에, 5권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어 판본은 유명한 소설 ‘롤리타’의 작가(러시아 계 미국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1899~1977)가 번역했다.

1858년 앨리스를 집시로 분장시켜 찍은 루이스 캐럴의 사진 '거지 하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www.metmuseum.org

9.중국에는 청나라 말기에 전해졌다. 청나라 12대 황제 선통제(1906~1967, 마지막 황제 푸이)의 가정교사 레저널드 존스턴(Sir Reginald Fleming Johnston, 1874~1938)이 푸이(溥儀)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쓴 교재 중 하나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존스턴은 중국 내 영국 조차지로 에드워드항이라 부른 웨이하이(威海) 총독(1930년 조차권 반납)을 역임한 인물로 ‘자금성의 황혼(Twilight in the Forbidden City)’이라는 책의 저자다.

10.연극,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수히 각색됐다. 영화는 1903년 영국에서 실사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퍼시 스토우)’로 처음 나왔다. 원래 12분으로 찍었는데 현재는 필름 손상으로 약 9분가량 남아 있다.
가장 최근 영화는 미국 영화감독 팀 버튼(Timothy Walter Burton, 1958~현재)의 2010년 영화다.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합성된 형태로 제작된 이 영화는 유명 배우가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됐다.
영화에는 호주 여배우 미아 바시코프스카(Mia Wasikowska, 1989~현재, 앨리스 역), 조니 뎁(John Christopher Johnny Depp II, 1963~현재, 모자장수 역), 영국 배우 헬레나 보넘 카터(Helena Bonham Carter, 1966~현재, 붉은 여왕 역), 앤 해서웨이(Anne Jacqueline Hathaway, 1982~현재, 하얀 여왕 역)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2010년 2월25일 런던에서 첫 상영됐고, 이후 3월4일 오스트레일리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개봉됐다. 한편 2015년 출간 150주년을 맞아 합본 ‘The Complete Alice’ 도 나왔다.

루이스 캐럴이 '이상한 나라 앨리스' 소설 속 본문에 넣기 위해 직접 그린 삽화. 1865년 출판때는 전문 일러스트의 삽화가 들어갔다. photo by wikipedia

11.한국에서 1949년 시인이자 소설가 임학수(林學洙,1911~1982, 6.25 전쟁 중 납북, 고려대 교수, 김일성 대학 외국어대학 학장 역임)가 처음 완역했다. 이후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다.
오페라는 한국인이 처음으로 만들었다. 주인공은 작곡가 진은숙(陳銀淑, 1961~현재, 시사평론가 진중권의 누나)이다. 2007년 6월 27일 독일 뮌헨의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담이지만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 첫 여성 작곡가 오페라 공연이었다.이 오페라 대본(리브레토)은 데이비드 헨리 황(중국계 미국 극작가)과 진은숙이 함께 썼다. 한편 2017년 10월15일 MBC ‘신비한TV – 서프라이즈’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원작자에 대해 조명했다.

1860년대 루이스 캐롤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사진.www.libriebambini.it 재인용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 1832~1898)= 영국 작가이자 수학자. 현대 초현실주의와 판타지, 부조리문학의 선구자.
평생을 옥스퍼드대학 수학교수로 지내며, 영국 성공회의 부제(deacon)로도 활동했다. 찰스 럿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의 필명이다.

1.영국 체셔 데어스버리(Daresbury) 올 세인트 디카라지(All Saints' Vicarage)의 성직자 집안에서 아버지 찰스 도지슨(Charles Dodgson)과 어머니 프란시스 쟌 럿이지(Frances Jane Lutwidge, 1851년 사망) 사이의 열한 명의 자녀 중 셋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열한 살 때 요크셔로 이주, 크로프트 온 티즈의 목사관에서 거주했다. 집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일곱 살 때  존 번연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을 읽었다고 한다.
12세 때 노스 요크셔의 리치몬드에 있는 리치몬드 문법 학교(Richmond Grammar School)를 다녔다. 1846년에는 잉글랜드 중부도시 워릭셔주 럭비(Rugby) 지역에 있는 명문 공립 럭비학교(Rugby School, 럭비축구 발상 학교, 1992년 남녀공학 전환)에 들어갔으나 상급생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1849년 럭비학교를 졸업하고, 1850년 옥스퍼드 대학교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 진학, 수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1854년 수학과를 일등졸업했고, 이듬해 옥스퍼드 대학 수학 교수가 된 이후 사망할 때까지 재직했다.

루이스 캐럴이이 졸업한 잉글랜드 중부도시 지역에 있는 명문 공립 럭비학교. 럭비축구의 발상지로 유명한 곳이다. photo by wikipedia

2.도지슨은 유아기 이후 말을 더듬는 습관이 생겼는데 17세에 심한 기침 발작을 한 이후 말 더듬기가 더 진행됐다. 본인은 그것은 ‘머뭇거림’이라고 했다. 그래도 청중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흉내와 이야기 전개도 능숙했다.
1850년대에는 시와 단편 소설을 많이 썼으며, 가족 잡지 미스매쉬(Mischmasch, 무질서한 혼합이라는 뜻)의 인기에도 크게 이바지(1855~186년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림)했다.
또 노스요크셔주 휘트비에서 발행되던 주간지 휘트비 가제트(Whitby Gazette, 1854년 창간)에 1854~1856년 사이에 기고했고, 옥스퍼드 크리틱(Oxford Critic) 등 소규모 잡지뿐만 아니라 더 코믹 타임즈(The Comic Times), 더 트레인(The Train) 등 전국 간행물에도 실렸다.

1850년 찍은 루이스 캐럴(오른쪽 세번째)과 스승 헨리 리델의 부인(맨 왼쪽), 앨리스 등 자녀들. www.theguardian.com

3.캐롤은 옥스포드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1950년대 스승 헨리 리델의 집에서 하숙했다. 이곳에서 리델의 자녀들과 친해지며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집필했다.
필명 루이스 캐롤이 처음 쓰인 것은 낭만시 ‘Solitude(고독)’가 1856년 더 트레인(The Train)에 실릴 때이다. 루이스(Lewis)는 실제 이름 럿이지(Lutwidge)의 라틴어 ‘Ludovicus’의 영어씩 표현이고, 캐럴(Carroll)은 찰스(Charles)의 라틴어 Carolus의 영어식 표기다.
라틴어 ‘Carolus Ludovicus’가 영어로 ‘Carroll Lewis’가 됐고,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로 채택됐다. 도지슨이 낸 몇 개의 가명 중에서 당시 맥밀란 출판사 에디터 에드먼드 호지슨 예이츠(Edmund Hodgson Yates,1831~1894, 영국 저널리스트 겸 작가)가 선택했다고 한다.

4.캐럴은 1861년 12월 22일 영국 국교회 집사로 서품됐다. 하지만 대학 규정(교수는 사제 자격 있어야 한다)에도 불구, 끝내 사제 서품은 받지 않았다. 1857년에 헨리 리델의 제자로 작가이자 철학자인 존 러스킨(John Ruskin,1819~1900)을 만났고, 1863년쯤에는 영국 화가이자 시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Dante Gabriel Rossetti, 1828~1882)와도 가족이 어울릴 정도 친했다.
또 동화 작가 조지 맥도날드(George MacDonald,1824~1905)와도 친했는데, 그의 아이들이 앨리스 이야기에 열광, 출판에 큰 영향을 줬다. 조지는 캐럴의 중요한 멘토이기도 했다.

영국 사진작가 줄리아 마거릿 카메론(Julia Margaret Cameron,1815~1879)이 1872년 한 연극 무대에서 찍은 헨리 리델의 세딸 로리나, 에디스, 앨리스(왼쪽 두번째). 가운데 남자는 공연중인 연극 리어왕에서 주역을 맡은 영국 법학자 찰스 헤이 캐머런(Charles Hay Cameron, 1795~1880)이다. photo by wikipedia

5.캐럴은 사진작가로도 유명하다. 사진이 상류사회로 들어가는 유용한 도구라는 점도 알고, 많은 유명인의 사진을 작품으로 남겼다.
헨리 리델의 딸들에 대한 사진은 물론 화가이자 일러스트 존 에버렛 밀레(John Everett Millais, 1829~1896), 유명 여배우 엘렌 테리(Dame Alice Ellen Terry, 1847~1928),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Gabriel Charles Dante Rossetti, 1828~1882)등과 친하게 교류했다.
또 사진작가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Julia Margaret Cameron,1815~1879),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 나중에 영국 수상(1885~1992)을 역임한 솔즈베리 경(Robert Arthur Talbot Gascoyne-Cecil, 3rd Marquess of Salisbury), 유명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1st Baron Tennyson, 1809~1892) 등과도 친숙했다.

6,캐럴은 발명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1878년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기있는 두뇌 티저의 한 형태인 ‘doublet’을 발명했다. 현대에 와서 캐럴의 게임과 퍼즐은 ‘Scientific American’의 마틴 가드너의 1960년 3월 수학 게임 칼럼의 주제였다.
국민의 편지 쓰기 장려를 위해 1889년 ‘The Wonderland Postage-Stamp Case’를 발명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모든 일상을 기록했고, 편지로 주고받았는데 약 9만 9000통의 편지를 보관했다. 다만 13개의 일기 중 적어도 4권의 전권과 7페이지 가량의 본문이 누락돼 있다.
1884년에 여러 지역을 기반으로 한 비례 대표 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캐럴은 1879년부터 1881년까지 배니티 페어 잡지의 주간 칼럼에 퍼즐을 연재, ‘사다리 퍼즐(더블렛)’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7.캐럴은 부와 명성이 높아졌음에도 대중앞에 잘 나타나지 않고, 옥스퍼드에서 제자 양성에 전념했다. 이 때문에 성격이 괴팍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가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1886년 12월 30일 프린스 오브 웨일즈 극장에서 열린 웨스트 엔드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라이브 공연 참석이었다.
마지막 소설 두 권인 실비와 브루노(Sylvie and Bruno)는 1889년과 1893년에 출판됐지만 큰 호평을 받지 못했다.영국에서 1만3000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영국 길포드의 마운트 묘지에 있는 루이스 캐롤의 무덤.photo by wikipedia

8.캐럴은 1898년 ‘세 일몰’의 교정쇄와 ‘상징 논리’의 2부 원고를 마무리하던 중 영국 써리 카은티(county of Surrey) 길포드에 있는 여동생의 집 ‘The Chestnuts’에서 숨졌다.
만 66세를 2주 앞두고 있었다.스승이자 앨리스의 아버지 헨리 리델(Henry Liddell)보다 4일 앞선 영면이었다. 사인은 인플루엔자에 의한 폐렴 악화 였다.
장례식은 근처 세인트 메리 교회(St Mary's Church)에서 열렸고, 길포드의 마운트 묘지(Mount Cemetery)에 묻혔다.
데어스베리 모든 성도의 교회(All Saints' Church)는 테인드 글라스 창문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장 인물을 묘사, 기념하고 있다. 1982년에는 캐롤의 기념비가 웨스트 민스터 성당의 시인 코너에서 공개됐다.

영국체셔 주 다레스베리(Daresbury) 올 세인츠 교회(All Saints' Church)의 루이스 캐럴 기념 창. 캐럴의 아버지 찰스 도지슨(Charles Dodgson)이 교회 종신 큐레이터로 일한 곳이다.photo by wikipedia

9.세계 여러 곳에서 캐럴과 작품을 기리고 있다. 런던 북부의 이즐링턴 코펜하겐 거리에는 루이스 캐럴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1994년 1월 발견된 소행성에 ‘6984 Lewiscarroll’를 명명했다.
2000년 다레스베리 출생지 근처에 루이스 캐롤 100주년 기념 나무가 식재됐다. 2012년 모든 성도교회(All Saints' Church)에 루이스 캐럴 센터(The Lewis Carroll Centre)가 개관했다.
주요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 ‘실비와 브루노’, ‘스나크 사냥’ 등이 있다. (콘텐츠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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