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첫문단과 작가 이야기

폭풍의 언덕-광풍의 사랑을 쓴 요절 작가의 유일한 소설은 깔끔하게 시작된다. 본문

카테고리 없음

폭풍의 언덕-광풍의 사랑을 쓴 요절 작가의 유일한 소설은 깔끔하게 시작된다.

지성인간 2023. 5. 28. 13:23
728x90
반응형

“1801년, 방금 내 지주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그는 고독한 이웃이며, 앞으로 나를 난처하게 만들 그런 사람이다. 이곳은 분명히 아름답기 그지없는 고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국을 통틀어 이처럼 세상의 소란과 동떨어진 곳을 찾아낸 것이 영 믿어지지 않는다.”(이덕형 역, 문예출판사,2012)
 
1.시제와 장소, 주인공의 성격(고독한 이웃, 난처하게 만들 사람)까지 일부러 드러낸 듯한 첫 문단이다. 소설의 도입부로는 이례적인 것으로 소설의 전개와 결말을 예고하는 듯이 썼다. 회상  형식의 액자구조 소설로 등장 인물 2명의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인물 캐릭터부터 드러내는 첫 문단은 다른 글쓰기에서 활용해 볼 만하다.

2.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1847)’은 영어로 쓰여진 비극 작품 중 세 손가락에 꼽히는 명작이다. Ellis Bell이라는 가명으로 죽기 1년 전 영국 런던에서 출간됐다.
역동적인 주제와 야만적인 주인공을 액자식 구조와 화법으로 풀어내 강한 몰입감을 준다. 주인공인 부랑아 히스클리프(Heathcliff)와 캐서린 언쇼(Catherine Earnshaw)의 폭풍 같은 사랑, 죽었는데도 시들지 않은 파괴적인 사랑이 비극적이다.
영문 원제 ‘Wuthering Heights(워더링 하이츠)’는 바람이 휘몰아치는 언덕이자  언쇼(Earnshaw) 가문 저택 이름이다. Wuthering은 현대어로 Weathering이다. 히스클리프(Heathcliff)는 요크셔 황야의 관목 식물 ‘히스’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3.폭풍의 언덕은 불멸의 사랑을 아름답게 묘사하긴 했지만 사랑에 대한 집착, 잔인한 복수,편집증적인 사랑,인습(극복할 수 없는 신분 차이 등등이 뒤섞여 음울한 분위기로 전개 된다.
다만 결론은 야만적인 잔인함을 지닌 히스클리프가 죽은 후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폭풍같은 복수가 급반전해 사랑과 용서로 귀결되는 것이 결론을 전제로 쓴 소설같아  아쉬움을 준다.
전체적으로 여성 작가 특유의 등장인물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는 압권이다.

4.소설은 작가가 살고 있는 잉글랜드 서부 요크셔(영국 북부) 하워스 근처 황량한 벌판의 폐가인 탑 위텐(Top Withens)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고 한다. 후대에 브론테  소설 배경이라는 표식을 했다.
그래서 황무지에 대한 묘사가 눈에 잡히듯이 전개된다.
또 작가의 가문에서 전해지는 실화가 바탕이 됐다는 게 후대의 분석이다.

5.폭풍의 언덕은 작품이 나왔을 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작가가 여성이라는 편견과 광적인 복수 등  시대적 상황과 안맞는 영향도 있었다고 한다.
등장 인물과 캐릭터가 빅토리아 여왕 시대(1837~1901년, 영국 패권시대)에 맞지 않았다는 후대의 평가도 있다.
실제 당시 비평가들이 광적인 집착과 잔인한 복수 등을 이유로 “비윤리적인 작품”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재평가되면서 각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메이저 회사의 영화로만 열 번 이상 제작될 정도로 인기 있는 소설이다. 당대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니, 100년이나 앞서 나온 소설인 셈이다.
영국 작가 서머셋 모옴(1874~1965)은 “불멸의 걸작”, “세계 10대 소설의 하나”라고 격찬했다.

국내에서도 영어 원제인 '워더링 하이츠'로 출판됐다.을유문화사,2010

728x90

#.에밀리 제인 브론테(Emily Jane Brontë,1818~1848)=영국 소설가이자 시인. 가정교사. 소설 ‘제인 에어’를 쓴 샬럿 브론테, ‘아그네스 그레이’을 쓴 앤 브론테와 자매다.

1.잉글랜드 요크셔 손턴에서 성공회 사제인 아버지 패트릭 브론테(Patrick Brontë,1777~1861)와 어머니 마리아 브랜웰(Maria Branwell,1783~1821)사이에서 출생했다.
어머니는 에밀리가 세 살 때 사망, 이모 엘리자베스가 키웠다.
어린 시절 내내 요크셔의 사제관 등에서 보냈고, 기숙학교 코완 브릿지 스쿨, 벨기에 브뤼셀 기숙학교를 나왔다.
20세였던 1838년 9월부터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 핼리팩스(Halifax)에 있는 로힐스쿨(Law Hill School) 교사를 지냈다.

2.언니 샬럿 브론테, 동생인 앤 브론테와 함께 공동 시집 ‘커러,엘리스,액턴벨의 시집((Poems by Currer, Ellis, and Acton Bell, 1844)’을 냈지만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3. 30살에 기침, 호흡곤란, 가슴 통증이 심한 상태의 결핵으로 잉글랜드 요크셔 호워스의 집(사제관)에서 요절했다.
석달 동안 병석에 누워 지내다 영면한 비극적인 삶이었다.
에밀리의 건강은 혹독한 지역 기후와 교회의 묘지에서 흘러나온 물로 오염된 집의 비위생적인 조건으로 약해졌을 것(전기작가 엘리자베스 클레그혼 개스켈,1810~1865)으로 추정한다
묘는 아버지 패트릭 브론테가 사제로 있었던 호워스(Haworth)의 세인트 마이클과 모든 천사의 교회(St Michael and All Angels' Church)에 있다.
아버지는 84살(1861)까지 살면서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 모두의 비극을 견디어야 했다.

4.브론테 자매들이 살았던 호워스의 목사관은 1968년 브론테 사제관 박물관(Bronte parsonage museum)으로 개관했다.
1893년에 설립된 브론테 소사이어티 (Brontë Society)도 있다. 자선 단체이며 영국 예술위원회 (Arts Council England)로부터 공적 자금을 지원받는기관이다.

5.영국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2)는 “왜곡되지 않은 여성 본인으로서 있는 그대로 글을 쓴 작가는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라고 말했다.(콘텐츠 프로듀서)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