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하이디-알프스를 걷고 있는 듯한 깔끔한 첫 문단과 섬세한 자연주의, 아동 문학의 고전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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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알프스를 걷고 있는 듯한 깔끔한 첫 문단과 섬세한 자연주의, 아동 문학의 고전되다

지성인간 2023. 4. 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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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작고 아담한 마을 마이엔펠트를 막 벗어나면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푸른 들판 사이로 산기슭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가 눈에 뜨인다. 웅장한 산은 근엄한 표정으로 산을 내려다 보고 있다. 오솔길이 시작되는 양편에는 짧은 잡풀과 무성하게 자란 약초들이 오가는 이들에게 향기를 내뿜으며 자라고 있는 초원이 펼쳐진다. 금세 가팔라지기 시작한 이 오솔길은 알프스 산으로 곧장 뻗어 있다.”(김영진 옮김, 시공주니어,2006)
 

시공사 주니어가 낸 '하이디(2006)' 표지.

1.첫 문장 부터 부드럽고 깔끔하게 읽힌다.사진을 찍은 듯이 군더더기없는 묘사다.세밀한 설명문 이라고 할까.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쓴 작가의  소설쓰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상징과 은유가  없는 사실주의 서술 기법이랄 수 있다.
독일어 원서는 어떨지 몰라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번역한 부드러운 문체가 돋소이는 소설이다.
특히 첫 줄부터 여성작가의 섬세한 글 솜씨가 알프스의 아름다운 경치에 묻어난다.동화는 물론 평상시 수필쓰기의 문장력 강화에 도움을 받을수 있는 도입부다.

2.요한나 슈피리의 ‘하이디(Heidi, 1880~1881 출간)’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 책 중 하나다.우리나라에서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 로 더 잘 알려져있다.1880년에 처음으로 소개된 이후 100여 개 나라에서 출판됐다. 영어 번역본만 1882년과 1959년 사이에 13개나 나왔다.
어린이를 인격체로 보지 않았던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자연의 힘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주제는 대단히 파격적이었다고 한다. 슈피리는 이 책을 내면서 “아이들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3.스위스 알프스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다섯 살 소녀의 삶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쓴 소설이다. 1870년대 말 알프스가 배경이다.
등장인물은 자유분방한 어린 소녀 고아 하이디(Heidi),  할아버지(고원 아재라 부른다), 하이디의 어머니 아델하이트(Adelheid), 사망한 아버지 토비아스(Tobias), 하이디의 이모 데트(Dete)입니다.
또 목동 페터(Peter), 페터의 어머니 브리짓(Brigitte), 페터의 장님 할머니 할머니, 걸을 수 없는 소녀 클라라 제제만(Klara Sesemann), 클라라의 아버지 헤르 제제만(Herr Sesemann), 클라라 할머니 프라우 제제만(Frau Sesemann), 세세만의 친구 클라센(Classen) 박사, 가정부 로튼마이어(Fräulein Rottenmeier) 부인 등입니다.

1887년에 나온 소설 '하이디' 표지.photo by Wikipedia

4.줄거리는 고아 소녀 '하이디'는 산에 사는 할아버지에게 간다. 할아버지는 처음 손녀 하이디를 맡을 때 탐탁치 않아 했다. 하지만 영리하고 순수한 하이디에게 정이 든다.
산 생활 중 어떤 가정으로 입양(?)을 가고, 그곳에서 휠체어를 탄 채로 집에서만 사는 부잣집 소녀 '클라라'의 도우미로 일한다. 클라라는 하이디와 친구가 되면서 좋아한다.
하이디는 클라라 할머니에게서 독일어와 기독교 신앙을 배운다. 하지만 하이디는 알프스 할아버지가 있는 산이 그리워 향수병에 걸린다.
의사는 클라라의 아버지에게 하이디를 고향에 다시 보내야 건강해 질 것이라며 마부에게 부탁해 산골마을에 돌려보낸다. 고향에 온 하이디는 다시 건강해지고, 글을 모르는 친구 '페터'에게 독일어를 가르친다.
이후 친구가 그리운 클라라는 하이디를 찾아와 놀다가 걷을 수 있게 된다. 하이디의 삼촌도 끝까지 하이디를 돌보겠다고 한다.
5. 소설 하이디를 딴 하이디랜드(Heidiland)는 스위스의 중요한 관광지가 됐다.하이디랜드는 번트너 헤르샤프트(Bündner Herrschaft)라고 불리는 지역에 있으며, 마이엔펠트(Maienfeld)는 하이디랜드의 중심지다. 마을 중 하나는 하이디도르프(Heididorf)로 개명했다.
6.현대에 와서는 일본의 다카하타 이사오(高畑勳, 1935~2018) 감독이 1974년 제작한 TV애니메이션 시리즈(후지TV 52부작) '알프스 소녀 하이디(Heidi, Girl of the Alps)'가 ‘글로벌 하이디 ’ 탄생에 큰 이바지를 했다.
유럽에 수출된 이 애니메이션은 수입국 모두에서 일본에서 제작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을 정도로 ‘걸작(傑作)’으로 꼽혔다고 한다.
한국은 1976~1977년 MBC에서 방영. 각국에서 30편이 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으로 제작됐다.
스위스에서는 1952년 최초의 컬러 영화(하이디와 페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890년대 '하이디'작가 요한나 슈피리 모습.photo by Wikipedia

#.요한나 슈피리(Johanna Louise Spyri, 1827~1901)=스위스 소설가. 아동문학가. 스위스의 아이콘 작가.
1.1827년 스위스 취리히(Zurich) 부근 히르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의사의 딸로 태어났다.결혼전 이름은 요한나 루이스 휘세르 (Johanna Louise Heusser)이다.
문학 소녀였던 요한나는  뒤늦게 글쓰기에 뛰어들었다.1871년 마흔네 살의 나이로 첫 작품(‘브로니 무덤가의 나뭇잎’)을 썼다.
2.1852년 요한 베른하르트 슈피리(Bernhard Spyri)라는 변호사와 결혼했다.1884년에 남편이 죽고, 외아들(Bernhard)도 병으로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잃는 참척지변(慘慽之變, 자식이 부모보다 일찍 죽는 아픔)을 겪은 것이다. 이후 자선사업과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요한나는 생전 자서전 청탁이 들어오자 “내가 평생 걸어온 길은 몹시 단순해서 글로 쓸 만한 특별한 이야기가 없지요.
반면 나의 내면의 삶은 온갖 폭풍으로 가득해요. 어느 누가 그것을 글로 옮길 수 있을까요?” 했다고 한다.
내면의 폭풍은 남편과 아들을 같은 해에 잃은 슬픔과 고통을 애둘러 표현한 말일 것이다.
1901년 74세로 영면한 요한나는 취리히 실펠트 A묘지에 있는 가족묘지에 묻혔다.

스위스 취리히 시립묘지에 있는 요한나 슈피리 묘.photo by Wikipedia

3.다른 작품으로는 ‘리코 이야기(he Story of Rico,1882)’, ‘티투스 삼촌과 그의 나라 방문(Uncle Titus and His Visit to the Country ,1883)’, ‘리코와 위즐리(Rico and Wiseli,1885)’, ‘ 로니카와 다른 친구들(Veronica And Other Friends,1886)’, ‘작은 목각 토니(Toni, the Little Woodcarver,1890)’, ‘메즐리(Mäzli, 1891)’, ‘코르넬리(Cornelli,1892)’, ‘염소 소년 모니(Moni the Goat-Boy,1897)’, ‘리틀 미스 베짱이(Little Miss Grasshopper,1898)’ 등이 있다.
4.하이디를 딴 하이디 마을(하이디랜드, Heidiland)는 스위스의 중요한 관광지가 됐다. 하이디랜드는 하이디 무대인 그라우뷘덴(프랑스는 ‘그리송’, 이탈리아는 ‘그리조니’로 부른다고 함)주(州) 마이엔펠트(Maienfeld)가 하이디랜드의 중심지다. 마을 중 하나는 하이디도르프(Heididorf)로 개명했다.

스위스에서 발행한 하이디 동전.photo by Wikipedia

5.1968년에는 취리히에 슈피리 재단이, 1980년에는 슈피리의 고향 히르첼에 슈피리 자료관이 건립됐다.1951년 슈피리 초상화가 우표로, 2001년에는 50 스위스프랑 기념 동전에 하이디가 나왔다.(콘텐츠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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