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국가-소크라테스가 화자(話者)로 나선 철학의 원전은 여행기 처럼 시작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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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소크라테스가 화자(話者)로 나선 철학의 원전은 여행기 처럼 시작된다

지성인간 2023. 4. 2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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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는 아리스톤(플라톤의 아버지)의 아들 글라우콘(플라톤의 형)과 함께 페이라이우스(아테네 외항)에 갔었네. 여신(트라케인들이 숭배하는 여신 벤디스)을 참배하고 아울러 거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축제가 어떻게 거행되는지 구경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곳 사람들의 축제 행렬도 훌륭했지만 트라케인(에게해 북동쪽 트라케에서 아테네로 온 이주민)들이 선보인 축제 행렬도 그에 못지않게 볼만했네.”(박문재 옮김, 현대지성, 2023)

플라톤 아카데미아를 담은 모자이크. 기원전 100년에서 기원후 100년경 폼페이의 시미니우스 스테파누스 유적에서 발굴됐다.현대지성이 2023년에 낸 '국가'표지로 썼다.photo by wikipedia

1.첫 문단이 과감하다. 딱딱한 철학적 논리로 시작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파괴했다. 여행기 같은 설명문 형식의 글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특히 르포문학이나 기행문처럼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가 스며들어 있다. 화자(話者)도 예상치 못한  인물로 소크라테스다.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를 내세워 글의 신뢰를 배가하는 서술을 택한 것이다.

2.플라톤의 ‘국가(Politeia)’는 서양철학의 원전이다.  당시 기준으로 총 10권으로 구성돼 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 민주정 쇠퇴기에 이상국가의 열망을 담은 방대한 양의 책으로  플라톤 철학의 시작이자 서양 철학의 바탕이 됐다.
현대 교양인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는 책이기도하다.

3.국가는 후세인에게 통찰력을 제시하는 철학서이다. 국가를 세 계급으로 분류, 각각의 역할을 하도록 해 조화와 안정을 이룬 이상국가를 제시한다.
지배자는 철학자 왕, 국가 방어는 군인, 생산과 공급은 농부와 장인으로 명시했다. 예술은 부가 요소도 아니다.

4.후대의 모든 철학자가 플라톤 신세를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철학자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1861~1947)가  “서양의 2000년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脚註)에 불과하다”고 말할 정도의 책이다.
또 미국의 유명시인이자 사상가인 랠프 월도 에머슨(1803~1882)은 “철학은 플라톤이고, 플라톤은 철학이다”고 격찬했다.

5. 국가는 일생에 반드시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 할수 있다.  서양 철학의 모든  것이 국 가 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철학의 황제로 숭앙받게 된 계기도 이 책에 있다.
 

고대 그리스  아카데미아에 전시된 플라톤 흉상을 로마시대때 복제한 모습.photo by wikipedia

#. 플라톤(Platon, BC 428/427~348)-고대 아테네 철학자. 동서양을 불문하고 최고의 철학자. 아카데미아 창설자. 원래 이름은 아리스토클레스다.

1.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출생연도와 유청년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소크라테스가 스승이고,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자다. 실로 대단한 학맥인 셈이다.

2.플라톤의 유소년 및 청년기는 그리스 도시 국가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싸운 전쟁(사실상 내전)의 시대였다.
역사에서는 이를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라고 부른다.BC 431∼BC 404년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각각 동맹을 만들어 싸운 전쟁이다.
두 진영의 전쟁은 플라톤의 나이 23세 때까지 계속됐다.
결국은 스파르타가 승리했지만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몰락을 재촉하는  서곡이었다.

중세 유명화가 라파엘로(Raffaello Sanzio,1483~1520)가 그린 아테네 학당.바티칸 시국 입장권 표지다. photo by wikipedia

3.플라톤은 20살 전후로 소크라테스의 제자가 됐다. 하지만 28세쯤에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민주정 아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아 독약을 마시고 죽자(독배를 든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로 유명)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시칠리아 등 주변 나라를 떠돌다가 40세가 넘어 아테네로 돌아와 ‘아카데미아(서기 529년 동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폐쇄)’를 세워 제자 양성에 몰입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아카데미아 터의 현재 모습.photo by wikipedia

4.플라톤  사설  연구원 격인 아카데미아는 수많은 철학자의 산실이었다. 가장 유명한 제자가 아리스토텔레스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화가 라파엘로 산치오(1483~1502)가 그린 ‘아테네 학당(바티칸 입장권 표지 그림으로 쓰임)’ 으로 유명하다.

5.플라톤은 철인(현상을 초월하는 이데아를 인지할 수 있는 자, 철학자 왕) 정치를 주창했으며, 이데아(idea,플라톤 철학의 중심 개념)로 유명하다.
당시로서는 보기드물게 장수했다. 81세 영면한 것이다.

6.플라톤의 생애에서 어머니나 자매를 제외하고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당시에 공공연했던 동성애자 흔적도 없다.
나중에 정신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플라토닉 러브'가 그의 이름에서 나왔으니 '연애 문외한'인 셈이다.

7.묘비명에는 “사멸하는 자들 중 절제와 정의로운 품성에서 뛰어난 자, 바로 여기에 신적인 아리스토클레스(플라톤 원래 이름)가 눕다. 누군가가 모든 이로부터 지혜에 대한 위대한 명성을 얻는다면, 이 사람이 가장 많은 것을 얻을 것이고 질투는 뒤따르지 않을 것이다.”  라고 쓰여있다.

8.저서로는 ‘국가’,  ‘변명’,  ‘크리톤’,  ‘정치가’,  ‘법률’ 등이 있다.(콘텐츠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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