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명작의 첫 문단
- 클리셰 뜻
- 명작의 첫문단
- 우암 송시열
- 캔터베리 이야기
- 명작의 첫 문장
- 논술
- 베르길리우스
- 우신예찬
- 명작의첫문단
- 에밀 졸라
- 플로베르
- 팡테옹
- 존 드라이든
- 빅토르 위고
- 월터 스콧
- 투르게네프
- 찰스 디킨스
- 연암 박지원
- 헨리제임스
- 서긍
- 윌리엄 포크너
- 프란츠 카프카
- 노벨문학상
- 랍비 뜻
- 송강 정철
- 명작의 첫문장
- 제프리 초서
- 선화봉사고려도경
- 귄터 그라스
- Today
- Total
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신곡-르네상스를 연 名著, 첫 문단에 서사시 글쓰기의 원형을 제시하다 본문
"나는 삶의 어느 순간에 참된 행복의 길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두운 숲 속을 헤매고 있었다.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얼어붙고 몸이 떨린다. 끝도 없이 펼쳐진 원시의 숲, 가슴이 오그라들 듯한 공포, 그것은 죽음보다 깊고 어두운 세계였다. "(양억관 역, 황금부엉이, 2016)
1.군더더기 없는 생생한 첫 줄이다. 첫 문단 전체가 서사시 글쓰기의 원형처럼 깔끔하다. 도입부에 행복한 삶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실감 나게 전달, 서사시(지옥 편) 전체를 함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심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실적이고 정교한 문체가 아름답다는 평가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반복 학습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로 활용할만하다.
2.단테의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1303~1321)'은 영혼의 구원을 서사시로 표현한 불멸의 역작이다.서양 학계에서 인정받는 대작이다. 다만 아쉽게도 14~15세기의 필사본만 여럿 있고, 단테가 쓴 원본은 남아 있지 않다.
단테가 처음 내놓을 당시 원래 이름은 ‘코메디아(comedia, 희극)’였다. 하지만 나중에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1313~1375, 데카메론 저자)가 단테 글의 위대함을 강조하기 위해 '디비나(신적인)'를 넣은 것이 신곡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그렇치만 신곡으로 쓰지않은 판본도 존재한다. 1472년 4월11일 인쇄본은 '라 코메디아 디 단테 알레기레르(La Comedia di Dante Alleghieri)'였다. 이 판본은 이탈리아 페루자에 있는 도시 폴리뇨(Foligno)에서 나왔다.이어 1477년 베네치아에서 나온 판본도 ‘La Comedia’로 나왔다.
3.신곡은 3부로 나뉜다. 지옥(Inferno), 연옥(Purgatorio), 천국(낙원,Paradiso)이다. 등장인물만 1000여 명에 달한다.
줄거리는 단테가 35세 때인 어느 날 밤길을 걷다가 산짐승들에게 위협당할 때 고대 로마시대 유명 시인 베르길리우스(Vergilius, BC 70~19)가 내려와 구해주고, 지옥(Inferno), 연옥(Purgatorio)을 안내한다. 여기서 베르길리우스는 인간 이성의 대표자를 상징한다.
지옥은 1층 림보(Limbo,신을 믿을 기회가 없었던 의로운 사람이 머무는 상태), 2층 음욕, 3층 식탐, 4층 탐욕, 5층 분노, 6층 이단, 7층 폭력, 8층 사기, 9층 배신지옥이다.
연옥(煉獄)은 지옥과 천국사이에 있다.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탐식, 방탕 등 7단계다. 천국 가기에는 부족하고, 지옥 갈 정도로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다.
천국은 9가지 하늘이다. 월성천(선한데 불충실한 자), 수성천(야심있는 자), 금성천(사랑이 충만한 자), 태양천(지혜로운 자), 화성천(용감한 자), 목성천(정의로운 자), 토성천(사색에 빠진자), 항성천(악과 싸워 승천한 사람), 원동천(하나님을 만나는 곳) 등이다.
이 천국은 단테의 불멸의 여인 베아트리체가 안내한다. 이는 이성적 능력과 함께 고결한 사랑만이 천국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을 암시한다.
4.신곡은 라틴어가 대세였던 당시 평범한 백성의 언어를 취합, 일반 백성들이 사용하는 구어(입말) 그대로를 문자화했다. 백성들이 쓰는 관용어, 속어 등을 있는그대로 글로 표현한 언문일치였다. 신곡은 특히 상징적 표현과 뛰어난 운율, 당대 백성의 말(속어와 비어 등을 구어체로 묘사) 등이 압권이다. 후대의 수많은 작가들이 이런 단테의 작법을 따라했다.그래서 단테를 현대 이탈리아어의 아버지로 부른다.
5.독일의 대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는 '신곡'에 대해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또 현대에 와서 보르헤스( Jorge Luis Borges,1899~1986)는 "모든 문학의 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최고의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1883~1957)가 쓴 '그리스 조르바(Zorba the Greek,1946)'에서는 주인공이 손에 항상 들고 다닐 정도로 아끼는 서사시가 신곡이다.
6.한국에서 제목이 왜 신곡(神曲)으로 굳어졌는 지 안타까울 뿐이다. 일본 번역서 제목 ' 神曲 '을 그대로 한글식으로 읽고 정해버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 신곡(神曲)이라는 명칭은 일본 작가 모리 오가이(森鷗外, 1862~1922)의 번역을 한국에서 그대로 쓴 것이다.
첫 완역본(경향잡지사)은 1957년 최민순(崔玟順,1912~1975,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역임, 세례명 요한) 신부가 번역했다. 서해문집(한형곤 역), 동서문화사(허인 역), 민음사(박상진 역), 열린책들(김운찬 역)의 번역본이 있다. 열린책들은 2021년 단테 서거 700주년 기념으로 합본 리커버판을 내놓았다.
#.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1265. 3~1321.9)=중세 피렌체 공화국의 시인, 정치인, 철학자. 고대 그리스 호메로스, 영국 세익스피어, 독일 괴테와 더불어 세계 4대 시성이다.
본명은 두란테, 단테는 그의 별명이자 애칭이다. 꽃의 도시 피렌체가 낳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서사 시인으로 꼽힌다.
1.중세 피렌체의 비교적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볼로냐 대학을 다녔다.
뼛속 깊이 피렌체인이지만 교황과 얽힌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중년의 나이에 베로나와 라벤나에서 망명생활을 오래 했다.
단테는 망명생활 내내 고향 피렌체를 그리워했지만 끝내 죽어서도 돌아가지 못했다.
2.단테는 암흑의 중세의 문을 닫고 르네상스의 문을 연 선구자다. 단테는 '문학은 지식인의 전유물이 아니며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주장이었다. 이같은 논리는 나중에 이론화해서 '수용미학(受容美學)'으로 발전했다.
3.망명 생활중 사망한 단테는 라벤나에 묻혔다. 피렌체에 있는 것은 빈 무덤이다. 현대에 와서 라벤나에서는 피렌체의 단테 무덤 이장 요청에 ‘은혜를 모르는 고향 피렌체’라며 이장을 반대하고 있다.단테의 망명시절 피렌체가 홀대했던 일을 상기 시킨 것이다.
2008년, 피렌체 시는 700년 전 단테를 추방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피렌체의 단테 생가(단테 박물관, Museo Casa di Dante)는 상상력으로 복원한 것이다.
4.단테는 10세 때 만난 사실상 짝사랑인 '베아트리체 포르티나리(1290년 요절)'와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신곡으로 유럽 세계에 명성이 자자했던 단테는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세계 4대 시성(詩聖)으로 불리며, 후대 수많은 작가들의 예찬 대상이 된 인물이다.
저작으로는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과 상심, 좌절을 시와 산문 복합체로 쓴 '새로운 삶(新生, Vita Nuova)', 철학 및 윤리를 다룬 ‘향연’, 교회로부터 국가의 독립을 논한 ‘제정론’ 등이 있다.
5.이탈리아 피렌체에는 단테의 집(단테 뮤지오)이 있고, 아예 단테학(學)이 있을 정도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1749~1832)는 “신곡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낸 최고의 걸작”,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1895)는 “단테는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이라고 격찬했다.
독일의 작가이자 철학자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1892~1957)는 "단테는 인간을 신화적 원형이나 악덕 및 미덕의 집합과 반대되는 특정한 시간, 장소, 상황의 산물로 묘사한 최초의 작가"라고 평가했다.(콘텐츠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