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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굼실굼실 동으로 흘러가는 도도한 장강 물결(滾滾長江東逝水) 하얀 물보라 일으켜 옛 영웅호걸 모두 쓸어 갔네(浪花淘盡英雄) 시비도 성패도 고개 한번 돌리니 헛 것이러니(是非成敗轉頭空) 푸른 산은 예처럼 그 자리에 있는데(靑山依舊在) 저녁 놀은 몇 번이나 또 붉었다 사라졌던고?(幾度夕陽紅) 강가에 사는 백발 성성한 어부와 나무꾼(白髮魚樵江渚上) 가을 달뜨면 봄바람 불어도 예사로이 바라볼 뿐(慣看秋月春風) 막걸리 한 병이면 희희낙락 찾아서 만나노니(一壺濁酒喜相逢) 고금의 크고 작은 세상일일랑(古今多少事) 웃으며 나누는 이야기에 모두 붙여 보냈다네(都付笑談中)” (번역 정원기, 모종강 본 서사) 1.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변화를 운율에 맞춰 생생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압권이다. 살아있는 음률을 타고 제행무상(諸行..
“스위스의 작고 아담한 마을 마이엔펠트를 막 벗어나면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푸른 들판 사이로 산기슭에 이르는 오솔길 하나가 눈에 뜨인다. 웅장한 산은 근엄한 표정으로 산을 내려다 보고 있다. 오솔길이 시작되는 양편에는 짧은 잡풀과 무성하게 자란 약초들이 오가는 이들에게 향기를 내뿜으며 자라고 있는 초원이 펼쳐진다. 금세 가팔라지기 시작한 이 오솔길은 알프스 산으로 곧장 뻗어 있다.”(김영진 옮김, 시공주니어,2006) 1.첫 문장 부터 부드럽고 깔끔하게 읽힌다.사진을 찍은 듯이 군더더기없는 묘사다.세밀한 설명문 이라고 할까.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쓴 작가의 소설쓰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상징과 은유가 없는 사실주의 서술 기법이랄 수 있다. 독일어 원서는 어떨지 몰라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번역한 부드러운 ..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 오랜 세월 동안 내 뇌리의 한 구석에, 이스탄불 골목들 중 한곳에, 우리 집과 비슷한 다른 어떤 집에, 모든 면에서 나와 비슷한, 아니 나와 꼭 닮은 또다른 오르한이 살고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생각을 처음 언제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 아마도 오해, 우연, 장난 그리고 두려움으로 짜인 긴 세월끝에 내마음속에 스며든 것 든 것 같다. 이 상상이 머릿속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자···.”(이난아 옮김, 민음사,2008) 1.첫 문장에 사실적이고 꾸밈없는 자전 수필임을 보여주고 있다. 문장 하나에 4개의 쉼표가 있는 만연체 서술로 수필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첫 문단이다. 이어지는 사유와 은유가 담긴 문장들도 호흡이 길다. 3인칭 시각에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객관적으로 써..
“나는 황야지대를 지나가다가 어느 곳에 이르러 우연히 동굴을 발견했다. 그래서 거기 들어가 땅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는데 어느덧 꿈을 꾸게 되었다.꿈속에서 보니, 누더기를 걸친 어떤 남자가 등에는 커다란 짐을 지고 손에는 책을 든채 자기집을 향하여 한 곳에 서 있었다.”(이동진 옮김, 해누리,2007) 1.순례자의 기행문 형식의 소설답게 간결하고 쉽게 쓴 첫 문단이다. 1인칭 시점에서 꿈 이야기 형식의 서술 방식을 암시하고 있다. 황야와 동굴, 꿈을 모티브로 풀어낸 도입부가 긴 여정의 고난과 환희를 예고하고 있는 듯 하다. 전체적으로 소박한 문체가 특징이다. 2.존 번연의 ‘천로역정(天路歷程,The Pilgrim's Progress,1부 1678년, 2부 1684년 출판)’은 영미권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그리스의 역대급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는 오랜 연인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 의외로 무덤덤하게 시작한다. “항구 도시 피레에프스에서 조르바를 처음 만났다. 나는 그때 항구에서 크레타(에게해의 큰 섬)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날이 밝기 직전인데 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이윤기 옮김,열린책들, 2000) 번역의 고심이 엿보이지만 전형적인 소설 문체다. 작가가 현장에 있는 듯한 1인칭 화법으로 주변 상황을 가볍게 설명하면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다. 첫 문단에서 주인공과 장소, 날씨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소설 전체적인 분위기를 암시한다. 나중에 문체가 늘어지는 느낌이 들지만 도입부는 예상 외로 깔끔하다. 피레에프우스는 현재 아테네의..
“어제 나는 아리스톤(플라톤의 아버지)의 아들 글라우콘(플라톤의 형)과 함께 페이라이우스(아테네 외항)에 갔었네. 여신(트라케인들이 숭배하는 여신 벤디스)을 참배하고 아울러 거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축제가 어떻게 거행되는지 구경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곳 사람들의 축제 행렬도 훌륭했지만 트라케인(에게해 북동쪽 트라케에서 아테네로 온 이주민)들이 선보인 축제 행렬도 그에 못지않게 볼만했네.”(박문재 옮김, 현대지성, 2023) 1.첫 문단이 과감하다. 딱딱한 철학적 논리로 시작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파괴했다. 여행기 같은 설명문 형식의 글이 이채롭기까지 하다. 특히 르포문학이나 기행문처럼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가 스며들어 있다. 화자(話者)도 예상치 못한 인물로 소크라테스다. 플라톤이 스승 ..
"나는 삶의 어느 순간에 참된 행복의 길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두운 숲 속을 헤매고 있었다.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얼어붙고 몸이 떨린다. 끝도 없이 펼쳐진 원시의 숲, 가슴이 오그라들 듯한 공포, 그것은 죽음보다 깊고 어두운 세계였다. "(양억관 역, 황금부엉이, 2016) 1.군더더기 없는 생생한 첫 줄이다. 첫 문단 전체가 서사시 글쓰기의 원형처럼 깔끔하다. 도입부에 행복한 삶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실감 나게 전달, 서사시(지옥 편) 전체를 함축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심오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실적이고 정교한 문체가 아름답다는 평가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반복 학습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로 활용할만하다. 2.단테의 '신곡(神曲, La..
제1부 1 “수십만 인구가 도시에 서로 부대껴 사느라 자신들이 사는 땅을 아무리 망쳐 놓았어도,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게 길에다가 돌을 아무리 깔아놓았어도, 돌 틈을 비집고 나오는 풀마저 뽑아 치웠어도, 석탄과 석유 그을음으로 대기를 더럽혔어도 나무를 마구 잘라 내 버렸어도 동물과 새들을 쫓아내 버렸어도 도시의 봄도 봄은 봄이었다.햇볕은 따뜻해졌다. 완전히 제거당하지 않는 곳에서 풀들이 살아남아 싹을 틔워 사방이 초록으로 변했다. 가로수길 잔디밭은 물론이요 도로 포장을 위해 깔아놓은 돌틈에서도 풀이났다. 자닥나무, 포플러, 마하레브 벚나무가 끈적하고도 향기로운 새 잎을 제각기 피워내고 있었다.”(서상국 옮김, 작가정신, 2008)1. 상징과 은유를 바탕으로한 긴 호흡의 숨 막히는 첫 문장이다. 문장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