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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명작과 저자 (217)
명작의 첫문단과 작가 이야기
“나는 1632년 요크시에서 태어났다. 우리 집안은 지역사회에서 명문은 아니었지만 좋은 가문이었다. 아버지가 독일 브레멘 출신의 외국인이고, 처음 정착한 곳이 헐 시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장사로 큰 재산을 모은 후 장사를 그만두고 요크로 와서 살았는데, 그곳에서 로빈슨 가문의 딸인 우리 어머니와 결혼했다. 로빈슨 가문은 지역사회에서 매우 훌륭한 가문이라 나도 어머니 집안 이름을 따서 로빈슨 크로이츠나에르로 불렸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흔히 까다로운 발음은 뭉개버리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냥 크루소라고 불렀고, 우리도 이제 크루소라고 부르며 그렇게 표기한다. 친구들도 나를 늘 그렇게 불렀다.”(대니얼 디포 저, 이덕형 역, 문예출판사, 2011)1.자기소개서를 쓰듯이 부드럽게 1인칭 작가시점에서 ..
“대통령 각하! 일전에 제게 베풀어 주신 따뜻한 환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 감사의 마음과 더불어 당신의 영광에 흠집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는 제 마음, 지금까지 그토록 찬란했던 당신의 명성이 가장 부끄러운 오점, 도저히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더럽혀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온갖 비열한 중상모략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당신은 프랑스와 러시아 동맹 체결 이후 애국 축제의 물결이 최고조에 달한 지금 진정 눈부시게 빛나고 있고, 노동 , 진리, 자유를 지향하는 우리의 위대한 세기를 장식할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의 장엄한 성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증스러운 드레퓌스 사건이라니, 당신 이름에 대해, ..
“숙종대왕 즉위 초에 성덕이 크시니 훌륭한 자손들이 뒤를 이어 백성들이 요순시절을 누리는 지라. 좌우에는 충성스러운 신하들과 용맹한 장수들이 늘어섰고 조정의 덕이 방방곡곡 퍼져 집집마다 효자, 열녀가 나며 백성들이 풍요로우니 곳곳에서 격양가가 들려오는 태평성대였다. 이때 전라도 남원부에 살던 월매라는 기생이 일찍이 일을 그만두고 성가라는 양반과 함께 물러나 살았는데 나이 사십이 되도록 한 점 혈육이 없어 그것이 한이었다. 하루는 남편에게 의견을 묻기를, ‘들으시오 전생에 무슨 은혜 있었는 지 이생에 부부되어 기생 일 다 버리고 예를 숭상하고 부인의 덕을 닦으며 지내왔소. 그런데 무슨 죄로 일점 혈육이 없으니 우리 신세 조상 제사는 누가 지내며 우리 죽은 후 장사는 어찌하겠고. 명산대찰에 기도해 아들이든 ..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 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 리. 타. 아침에 양말 한 짝만 신고 서 있을 때 키가 4피트 10인치인 그녀는 로, 그냥 로였다. 슬랙스 차림일 때는 롤라였다. 학교에서는 돌리. 서류상의 이름은 돌로레스. 그러나 내 품에 안길 때는 언제나 롤리타였다. 그녀 이전에 다른 여자가 있었던가? 그래, 당연히 있었다. 사실 어느 여름날 내가 첫 번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롤리타는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바닷가 공국에서였다. 아 언제였던가? 그해 여름 내 나이는 그때로부터 롤리타가 태어나기까지의 햇수와 엇비슷했다. 살인자는 으레 문장을 이렇게 애매모호하게 쓰는 법이다. 남..
“현대사회를 다루는 책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있다. 일반적으로 분석과 통계, 인구를 나타낸 표가 등장하고, 회중교회 신자들의 낮은 범죄율, 신경발작을 일으키는 경찰관의 증가 추이 같은 확인된 사실에서 시작한다. 그러고는 ‘치료법’이라고 부르는 장으로 마무리한다. 그런데 ‘치료법’은 정작 나타나지 않는다. 오로지 주의 깊고 철저한 과학적 방법에 기댄 탓이다. 의료적 관점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전략은 큰 실수다. 이것이 바로 사회학이 저지른 대실수다. 의료적 접근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치료법을 찾기 전에 질병을 진단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회문제에 관한 한, 우리는 실제로 질병을 진단하기 전에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인간은 무엇이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사회가 초래한 질병에 잘 듣는 ..
“인류의 역사라든가, 인간이라는 불가사의한 선악의 혼합이 세월의 갖가지 시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깊이 알고자 하는 사람치고 성 테레사의 생애에 잠시나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 가련한 소녀가 어느 날 아침 남동생을 데리고 걸어오면서 무어인의 나라에 가서 순교하기를 꿈꾸는 일을 생각하면 기특하고 갸륵한 나머지 미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동그란 눈동자를 크게 뜨고 불안한 표정으로 아빌라의 자갈길을 위태위태한 걸음걸이로 가는 모습은 흡사 두 마리의 새끼 사슴 같았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의 자식, 그 어린 가슴은 벌써 국가적인 어떤 이상에 부응하여 맥박치고 있었다. 그러나 가정이라는 현실은 끝내 큰아버지라는 모습으로 다가가 그들을 이 위대한 결의로부터 돌려놓았다. 이 어린애 같은..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법은 사물의 성격에서 유래하는 필연적 관계다. 그리고 이같은 의미에서 모든 존재는 그들의 법을 갖는다. 신들도 그들의 법을 갖고 있다. 물질세계에도 그것의 법이 있다. 인간보다 우월한 영적 존재들도 그들의 법이 있다. 짐승들에게도 그들만의 법이 있다. 인간들도 그들의 법이 있다. 맹목적 운명이 우리가 지금 이 세상에서 목격하고 있는 모든 결과를 낳았다 라고 말한 사람들은 결국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셈이다. 맹목적 운명이 지능을 갖춘 존재들을 만들어 낸다는 말보다 터무니없는 말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이재형 역, 문예출판사, 2015)1.철학 사상서가 아니라 에세이처럼 쉽게 읽히는 도입부다. 상징과 비유없이 직설적으로 이해를 유도하기 위한 설명문체다.18세기 계몽의..
“워싱턴 스퀘어 서쪽에는 길이 이리저리 얽히며 뻗어 나가 조각조각 끊어져 있는 ‘플레이스’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의 길들은 기묘하게 경사지고 굳어 있어 한두 번씩 제 길과 교차하고 있다. 예전에 어떤 예술가는 이곳의 요긴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물감, 종이 캔버스 대금을 받으러 온 수금원이 이 길로 들어오면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길을 헤매고 제자리걸음을 한 게 아닌가! 그 때문에 북향 창문과 18세기 박공지붕, 그리고 네덜란드식 다락방의 값싼 셋집을 찾아 진기하고 예스러운 그리니치 빌리지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6번가에 백랍 머그잔과 채핑디쉬(음식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풍로가 딸린 냄비-옮긴이)를 가져왔고 그들의 촌락을 구성했다.”(오 헨리 저, 김명철 역, 더클래식, 2020)1.소설 전개 과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