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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첫문단 분석과 작가 이야기
“꽃은 자기가 사오겠다고 댈러웨이 부인은 말했다. 루시는 루시대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들도 떼어내야 했고, 럼플메이어에서 사람들이 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하고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생각했다. 얼마나 상쾌한 아침인가. 마치 바닷가의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아침처럼 신선했다. 얼마나 유쾌했던지! 마치 대기 속으로 뛰어드는 것만 같았다! 언제나 그런 느낌이었다. 부어턴에서 프랑스식 유리문을 열어젖히고-그 문의 경첩이 약간 삐걱대는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다-활짝 열린 대기 속으로 뛰어들 때면 언제나 그런 기분이 들곤 했다. 이른 아침의 공기는 얼마나 신선하고, 얼마나 고요했던지. 물론 오늘 아침보다도 조용했었다.”(최애리 역, 열린책들, 2009)1.파티를 준비하는 어느 날의 일상과 내면의..
“내가 처음으로 슈발리에 데 그리외를 만났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하겠다. 그것은 내가 스페인으로 출발하기 약 6개월 전이었다. 그 당시 나는 칩거하여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았지만 딸을 위해 때로는 몇 차례 짧은 여행을 해야 했고, 그럴 때면 최대한 일정을 줄이곤 했다. 외조부로부터 받아 딸에게 물려준 토지 청구 권리, 즉 토지 상속 문제 해결을 위해 노르망디 의회에 가달라고 딸이 내게 부탁해서 루앙에 다녀오던 어느 날이었다. 길을 다시 출발하여 첫날 묵었던 에브르를 지나, 다음 날 저녁을 먹기 위해 20내지 24킬로미터 쯤 떨어진 파시에 도착했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서 나는 그곳의 모든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들은 집에서 뛰어나와 무리를 지어 허름한 여인숙 문 앞으로 달려..
“조선시대 인조대왕 시절이었다. 한양성 안국방에 이득춘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이득춘은 어려서부터 학문에 힘쓰더니 열살이 되기전에 남다른 총명함을 갖추었다. 아울러 문장과 무예,그리고 재주와 덕을 갖추니 전국에서 으뜸이었다. 소년 시절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가더니 마침내 재상이라는 높은 벼슬에 이르렀다. 재상이 되어서 위로는 충성을 다하여 임금을 섬기고 아래로는 백성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어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상공은 마음씀이 너그럽고 재주가 뛰어난 덕에 귀한 아들을 하나 두었는데 이름이 시백이었다. 시백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영리하여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은 오래 기억하였다. 열다섯살에 이미 비범한 재주를 보여 문장ㅇ로는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인 이백거ㅏ 두보를 뛰어넘었다...
"나는 7년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홍군(紅軍)과 소비에트 지구들, 그리고 공산주의 운동에 대해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는 것을 보았다. 당파심이 강한 열성적 지지자들은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미리 준비해 둔 답변들을 거침없이 쏟아놓을 수 있겠지만 그런 답변을 들어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그것은 어떻게 ‘알았다’는 말인가? 그들은 홍구(紅區, Red China)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사실 국가들 사이에서 빚어지는 불가사의가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또 어떤 서사적 사건이 아무리 복잡하다 하더라도 아마 홍구에 관한 소문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을 것이다." (신홍범 역, 두레, 1992)1.기존 르포르타지 문학의 형식을 파괴한 첫 문단이다. 육하원칙이나 르포 형..
“어느 날 땅거미가 질 무렵 인구 40만 가량의 미국 도시의 상업 중심가에 높이 치솟은 빌딩의 벽들은 시간이 흐르면 어쩌면 한 토막 우화처럼 남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맴돌지도 모른다. 이제는 비교적 조용해진 널찍한 큰 길 위쪽으로 여섯명이 조그만한 무리를 지어 걸어가고 있었다. 쉰 살 가량의 몸집이 작고 땅딸막한 사내는 검은 색 둥근 펠트 모자 밑으로 덥수룩한 머리칼이 삐죽 삐져나와 있어 볼품이라고는 도저히 없었다. 이 사내는 길거리에서 설교하는 사람들이나 가수들이 흔히 들고 다니는 조그마한 휴대용 손풍금을 들고 있었다. 사내보다 다섯 살쯤 젊어 보이는 여자는 그다지 살이 찌지 않았지만, 사내보다 키가 더 크고 체격이 다부지게 생긴 데다 생기가 넘치고 얼굴이나 옷차림은 퍽 수수했지만 못생겼다는 느낌은 들..
저자는 오페라의 유령이 진짜 존재했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게 되었을까? 그는 이렇게 밝혔다. 오페라의 유령은 정말 존재했다. 그는 오랫동안 사람들이 믿어왔던 것처럼 오페라 극장의 가수와 배우들의 상상이나 관장들의 미신적인 생각에서 나온 인물이 결코 아니다. 또 발레단 무용수들과 그들의 어머니들, 혹은 청소부나 수위들을 비롯한 극장 직원들이 호들갑을 떨면서 창조해 낸 조잡한 피조물도 아니다. 그랬다. 그는 살과 피를 갖고 실재하던 자였다. 비록 진짜 유령, 다시 말해 그림자처럼 여겨질 만한 특징들을 모두 갖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는 사람이었다.(김주경 역, 북레시피, 2023)1.소설 형식이나 구성보다는 독자의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리는 도입부를 취했다. 독자의 상상력 유도를 위해 화자(話者)인 ‘저자’..
어느 날, 공중집회소의 홀에서 한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나는 이미 노인이었다. 그는 자기 소개를 하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전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당신은 젊었을 때가 아름답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제 생각에는 지금의 당신 모습이 그때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의 당신, 그 쭈그러진 얼굴이 젊었을 때의 당신 얼굴보다 훨씬 더 사랑스럽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종종 나는 나 혼자만 간직하고 그 누구에게도 결코 말한 적이 없는 이런 영상을 떠올려 보곤 한다. 그 영상은 황홀한 기운에 감싸인 채 항상 같은 침묵 속에서 펼쳐진다.”(김인환 역, 민음사, 2007)1.스스로가 회한에 젖어 상상의 나래를 펴는 형식의 도입부다. 무엇이라도 두렵지 않은 나이의 여..
“존경하는 스기타니 요시토 선생님께. 헤어진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고향에서 조석으로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연로하신 데다 몸도 약하신데 타국 땅 외진 이곳을 찾아 저와 제 고향 문학 애호가들과 더불어 문학에 대해 흥겨운 이야기를 나누시던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정월 초 이틀 오전, 현(懸)초대소 강당에서 ‘문학과 생명’이란 제목으로 긴 시간 동안 강의를 해주셨지요. 강의 내용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그날 강연을 듣지 못한 이들도 선생님 향기 가득한 언어를 통해 가르침을 얻을 수 있도록 현의 문학 예술가 연합회 내부 간행물인 ‘와명(蛙鳴)’에 발표하고 싶습니다”(심규호·유소영 역, 민음사, 2012)1.전형적인 서간체 형식의 소설이다. 높임말을 써서 안..